미 백악관 새 안주인 정치행보에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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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3-01-22 00:00
입력 1993-01-22 00:00
◎힐러리 입김 “미풍일까 태풍일까”/측근 중용… 벌써 「빌러리」 별명

클린턴행정부의 출범과 함께 부인 힐러리 클린턴여사의 움직임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어느나라나 비슷하겠으나 미국의 퍼스트레이디라는 자리는 비록 공식직함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나 대통령에게 그 누구보다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정가와 언론에서는 20일의 대통령 이·취임식장에서처럼 그녀가 남편보다 한발 뒤로 물러서 다소곳하게 있는 장면은 더이상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변호사로서 활발한 사회활동을 해온데다 지기 싫어하고 적극적인 그녀의 성격으로 보아 어느 백악관 안주인보다도 많은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미국의 언론들은 앞으로 백악관정치에서 차지할 힐러리여사의 위상을 「빌러리」(Billary)라는 용어로 함축하고 있다.빌(Bill)과 힐러리(Hillary)를 묶은 이말은 곧 클린턴대통령의 정책결정에 힐러리의 역할이 그만큼 커질 것을 경계한 말이기도 하다.

최근 유에스뉴스 앤드 월드리포트지의여론조사에서도 미국민 대다수가 힐러리의 역할이 커지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민들은 과거 지미 카터대통령의 부인 로잘린여사나 레이건의 부인 낸시여사가 각료회의에 나타나거나 점성가를 시켜 대통령의 일정을 짜도록 하는 등 말썽을 일으켰던 사실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여론의 향배와는 관계없이 힐러리의 위상이 강화될 것이라는 징후는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

우선 퍼스트레이디 참모들의 지위가 최근 한단계씩 올라간 점이다.매기 윌리엄스 수석비서는 조지 스테파노폴로스 백악관 공보수석과 같은 직급인 대통령보좌관급으로 격상됐다.또 리사 카푸도 공보비서도 대통령부보좌관급으로 진급했다.

과거의 활동경력을 볼때 힐러리여사는 앞으로 교육·여성문제와 함께 조세정책에 특히 많은 관심을 보일 것으로 정가관측통들은 내다보고 있다.

「힐러리여사가 과연 얼마만큼 정치적 내조를 잘 할 것인가」와「여론의 비난을 얼마나 잘 무마할 수 있을 것인가」에 따라 클린턴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평가도 상당히달라질 것으로 보이고 있다.<뉴욕=임춘웅특파원>
1993-01-2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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