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랑연극상 수상기념 바이다 각색「죄와 벌」연출 채윤일씨(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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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3-01-12 00:00
입력 1993-01-12 00:00
◎“다양한 해석 가능한 고전 현대화에 매력”

『1년6개월 넘게 연극은 만들지 않고 객석에서 구경만 했습니다.하고싶은 창작극을 못찾기도 했지만 전환기에 무엇을 무대에 올려야하는지 우왕좌왕한 탓도 있지요.이젠 인간내면의 문제,메시지보다는 예술성이 강한 연극쪽으로 관심이 쏠립니다』

연극 「0.917」「카덴자」「불가불가」등 실험성이 강한 상황극을 연출해 독특한 감각을 지닌 연출가로 알려진 채윤일씨(46).그가 12일부터 3월14일까지 극단 산울림의 이해랑연극상 수상기념공연으로 산울림소극장(334­5915)무대에 올려지는 「죄와 벌」의 연출을 맡았다.26년전 번역극 「홍당무」로 자신이 데뷔했던 바로 그곳이다.

『예전의 내연극을 염두에 두고 이번 작품을 보면 아마 「채윤일이도 이젠 늙었구나」「왜 저러지」라는 식의 반응을 보일지도 모른다』는 말로 변모된 자신의 무대를 예고했다.

이번 작품은 폴란드의 영화감독겸 연극연출가 안제이 바이다가 각색한 작품.원작소설을 글자 하나 고치지않고 순서만 바꾸고 필요한 부분을 통째로 옮겨놓는 방법으로 원작속의 대사의 묘미를 살리고 있다.

『소극장이다보니 시각적인 효과를 살리기는 어렵고 라스콜리니코프와 소냐,예심판사 포르피리등 3명의 앙상블이 이 연극의 핵심이지요.대부분의 사람들은 라스콜리니코프가 노파를 살해했다는 사실을 알고 극장문을 들어설 겁니다.이것을 전제로 연극은 노파의 살해사건으로 시작하지않고 남자 주인공이 범죄사실을 자백하도록 유도하는 식으로 전개됩니다.노파의 살해장면도 주인공의 법정진술로 대치돼 소위 「깜짝쇼」는 없을 것입니다』.

줄거리 위주의 연극이 아니다.이보다는 한 사회의 최고 엘리트가 왜 살인을 하고도 양심의 면죄부를 요구하는가? 증거가 없어 완전범죄로 끝날 수 있는데도 왜 굳이 자수해 시베리아 유형길을 택하는가라는 의문에 대한 실마리를 풀어나가는 과정을 펼쳐보일 것이다.



끈질긴 예심판사역은 개성파 연기자 김동수가,그리고 남녀 주인공에는 박지일 김지예등 신인이 맡았다.

『고전의 현대적 해석이라는 것이 뜬구름잡는 얘기가 아니더군요.원작이 워낙 탄탄해 시각에 따라다양한 작품이 나올 수 있는 보고구요』라는 그는 조만간 바이다의 다른 작품들도 연출해볼 계획이다.<김동선기자>
1993-01-1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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