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서 마티스전/새벽부터 인파/세계각국 수집 3백90점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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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2-12-22 00:00
입력 1992-12-22 00:00
끝없이 널려있는 마천루들이 햇볕을 차단하는데다 빌딩풍이 몰아쳐 체감온도는 실제보다 언제나 5∼6도 낮게 마련이다.이런 추위속에서도 요즈음 맨해턴 53가 현대미술관 앞에는 꼭두새벽부터 연일 수백명씩의 인파가 몰리고 있다.
○하루 7천명 관람
이곳에서 열리고 있는 「앙리 마티스 회고전」의 입장권을 사려는 사람들이다.입장권의 대부분은 예매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예매를 못한 사람들을 위해 하루 5백장씩 현장판매를 하고 있는데 아침10시부터 파는 표를 사기 위해 새벽7시만 되면 벌써 수백명이 줄을 서곤 한다.
아파트 추첨권도 아닌 한장의 미술전람회 관람권을 사기 위해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을 서울에서는 상상할 수 있을까.하나의 뮤지컬이 10년을 넘겨 장기공연을 하고….뉴욕은 분명히 예술의 요람이라 할 수 있다.
지난 9월24일 시작된 앙리 마티스전은 본래 새해 1월12일 끝내기로 돼 있었으나 관람희망자들의 성화로 1주일을 연장했으나 그것도 연장발표 다음날 4만5천장의 예매권이 다 팔려버렸다.
현대미술관측은 현재까지 하루평균 7천4백명이 마티스전을 관람했다고 밝히고 이 회고전 기간동안 관람객 총수는 88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관람권은 12달러50센트(한화 약1만원).
○최초 공개 작품도
앙리 마티스는 잘 알려진대로 19세기 말에서 20세기초 프랑스를 중심으로 유럽을 풍미했던 야수파의 거장.
이번 전시회가 특별히 미술애호가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은 그 규모와 완벽한 준비 때문.프랑스 러시아등 세계 각지에서 정선된 작품이 모두 3백90점에 이른다.마티스전으로 사상 최대의 규모일 뿐 아니라 역사적으로 유명한 화가의 회고전으로도 규모와 내용면에서 공히 단연 최고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특히 러시아에서 온 28점이 이번 전시회의 백미.유명한 「헤르미타주 컬렉션」인 이들 작품은 그동안 서방세계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것들이며 그 가운데서도 7점은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작품들이다.
○미술애호가 찬사
현대미술관은 이번 마티스전을 위해 전시실 2개층을 모두 할애하고 있다.3백90점의 전시를 위해이렇게 방대한 공간을 쓰고 있는 것은 붐빌 관람객을 미리 예상했기 때문이다.
한편 이곳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는 프랑스 북부도시 릴 박물관의 진귀한 유화그림들이 첫 해외나들이 전시회를 열고 있어 역시 미술애호가들의 찬사를 받고 있다.이곳에 전시된 스페인출신 프란시스코 고야의 「젊은 여인들」과 「노파들」등의 작품은 마드리드의 프라도 미술관이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는 고야의 다른 회화들을 능가한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이 전람회 또한 진열대를 만들고 전시 공간을 넓혀야 할 정도로 걸작품들의 양이 방대하다.대표적인 작품으로는 드라크로아의 「알제리 여인」,쿠르베의 「오르낭에서의 저녁식사후」와 「에마우스의 제자들」등을 꼽을 수 있다.이들 작품은 새해 1월17일 뉴욕전시회를 마치고 런던·도쿄 등지로 오는 94년까지 순회하게 된다.이는 2년뒤에 마무리되는 릴박물관의 확장공사에 드는 비용을 보충하고 문화의 도시 릴을 해외에 널리 알려 관광수입을 올리려는 뜻에서이다.<뉴욕=임춘웅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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