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이암/전사원이 주주… 화합으로 똘똘뭉쳐(앞서가는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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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2-12-11 00:00
입력 1992-12-11 00:00
종업원 모두가 주인인 회사.종업원지주제도에 따라 모든 직원이 우리사주를 소유하고 있는 주주들이다.
사원지주제는 지난 68년 11월 제정·공포된 자본시장육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신주(신주)의 10%를 종업원들에게 우선배정할 수 있는 특례조항이 마련돼 시행되기 시작했으나 아직까지는 극소수의 기업만이 도입하고 있다.
인천시 남구 주안동 17의1에 있는 (주)이암(사장 박갑제·45)은 비록 규모는 작지만 이 제도가 뿌리내린 탄탄한 중소기업으로 손색이 없다.사장을 비롯한 이 회사의 종업원은 모두 주주이기 때문에 남달리 애사심이 강하다.
20여개의 국내 전자동 원격제어장치 생산업체 가운데 이암이 매출액이나 기술에서 단연 선두에 나설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전사원이 똘똘 뭉쳐 밤새워 신제품을 개발하고 생산하다 보니 회사는 부쩍부쩍 성장했다.
지난 87년6월 창립된 이 회사의 자본금은 2억원이고 지난해 매출액은 16억7천5백만원.
올해에는 신기술개발에 중점을 두다보니 매출액이 20억원에 머문 것으로 보이나 내년에는 이보다 2∼3배 증가한 40억∼60억원으로 잡고 있다.
이암이 개발해낸 전자동원격제어장치는 전화로 방송업무까지 처리할 수 있는 최첨단통신시스템이다.
기존 전용전화회선에 전자동 원격제어장치단말기를 연결시키면 필요한 경우 비상통신망으로 대체,일제 방송,또는 부분방송이 가능하다.
이같은 편리함 때문에 전자동 원격제어장치는 현재 일선 행정기관이나 군부대·은행 등에서 앞다퉈 설치하고 있다.
이암은 이미 지난해 국민은행에 이 장치를 설치한데 이어 올해는 중소기업은행에 납품했다.
회사설립 초기에는 전체 매출액의 30%를 개발비로 썼다.
자금도,기술도 부족한 상태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시행착오도 무척 많이 겪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이암이 파산하지 않고 오늘에 이른 것은 종업원들 스스로 주인의식을 가지고 희망을 버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박사장은 분석하고 있다.
『내 회사는 내가 키운다』는 신념아래 이암가족들은 황소처럼 일을 했다.간부사원이나 평사원 모두 아침 8시전에 출근,하오8시 이전에는 퇴근을 안한다.하루평균 12시간이상씩 일을 하는 셈이다.
자기 회사이기 때문에 불만이나 불평은 찾아볼 수 없다.
공장장 박채모씨(30)는 『모두가 주인이라는 의식을 가지고 있어 우선 자유스럽고 구속력이 없다』면서 『대신 직원들의 사기는 어느 직장보다도 높다』고 자랑했다.
개발실에는 컴퓨터로 설계하는 CAD(Computer Aided Design)시스템 2대와 각종 계측장비들이 빽빽히 들어차 있다.
연구원들의 피나는 기술개발 결과 지금까지 5건의 특허를 획득했다.
전자동 원격제어장치를 비롯,전자식 교환기를 이용한 원격제어방법,통화회선의 감시방법 및 장치,전화 자동호출 연결장치 등이 그것이다.
이를 개발한 사람들은 전체직원 40명의 3분의1이 넘는 연구 인력들이다.
이암의 경영방침은 인재제일주의다.
중소기업일수록 우수한 사람을 뽑고 키우는게 성장의 비결이라고 김재창이사(38)는 강조했다.
이암의 직원들은 무척 젊다.전체 직원들의 평균나이는 27세로 어느 직장보다 의욕과 활기가 넘쳐 흐른다.노조가 없는 것도 이 회사의 특징이다.
전체 직원 가운데 병역특혜대상만 8명에 이르고 있다.이직률 또한 거의 없는 편이다.
종업원들이 길흉사를 당하면 회사가 나서 모든 일을 처리해 준다.
국내 동종업계의 선두에선 이암은 이제 해외로 눈을 돌리려 하고 있다.<오풍연기자>
1992-12-11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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