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경제성장­환경오염 악순환방지에 고심(지구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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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2-11-18 00:00
입력 1992-11-18 00:00
◎부다페스트 환경회의서도 결론못내

공산통치에서 벗어나 시장경제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는 동구권국가들은 예외없이 경제침체에 허덕이고 있다.그러나 이같은 경제불황도 한가지 밝은 측면을 갖고 있다.그것은 경제불황으로 인한 산업활동의 정체가 환경오염의 속도를 다소 떨어뜨렸다는 것이다.많은 동구인들이 공장들로부터의 오염방출속도가 떨어진데 대해 위안을 느낀다고 자조적으로 말하고 있다.

그러나 환경론자들의 입장은 다르다.동구의 환경전문가들은 지금 어려운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공산통치가 가져온 심각한 환경파괴는 당연히 개선돼야 한다.그러나 환경개선에 투입할 재원은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재원확보를 위해선 경제를 성장시켜야 한다.그러나 경제성장정책을 추진하다보면 또다시 환경오염을 가속시키는 악순환을 계속하게되는 것이다.얼마간의 환경오염을 각오하더라도 환경개선 노력에 소요될 재원의 확보를 위해 경제성장정책을 밀어부칠 것인지가 이들의 고민이다.

지난달 헝가리의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환경회의는 이같은 동구국가들의 고민을 단적으로 드러내 보였다.동구의 환경개선을 위해선 약 3천억달러의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그러나 동구국가들가운데 환경개선에 그렇게 많은 돈을 내놓을 여유가 있는 나라는 하나도 없다.대다수의 참석자들이 재원부족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들은 많은 비용을 필요로 하는 서구식 방법은 동구에선 채택할수 없으며 적은 비용으로 환경을 개선시킬 수 있는 새 방식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단순한 환경개선이 아니라 동구사정에 맞는 동구식 환경개선이어야 한다는 것이다.그러나 이것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재원도 부족하고 기술수준도 낙후된 동구가 서방세계보다 싼 비용으로 보다 효율적인 환경개선 방법을 찾아낸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인지도 모른다.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환경회의도 이같은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으려는데 일차적인 목적이 있는 것이었다.그러나 심사숙고한 것에 비하면 그 결과는 신통치 않다.동구각국이 지고 있는 외채를 채권국이 탕감시켜주는 대신 탕감되는 외채의 일정부분을 환경개선을 위한 비용으로 전용하자는 주장까지 나왔지만 사실상 어느 한 나라도 그정도의 여유도 없다는게 오늘날 동구국가들이 안고 있는 고민이다.<베를린=유세진특파원>
1992-11-18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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