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히 겨루는 정신을(사설)
수정 1992-10-11 00:00
입력 1992-10-11 00:00
내 고장의 명예를 걸머지고 출전한 선수들은 청렬한 가을 하늘 아래 그동안 갈고 닦은 힘과 기를 마음껏 발휘할 것이다.특히 올해의 체전은 금메달 12개를 따내면서 세계 7위에 오른 바르셀로나올림픽 바로 후에 열린다는 점에서 뜻이 더 깊다.그 영광을 재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하기 때문이다.그 메달리스트들이 총출동한 개회식에서의 환호는 4년후 애틀랜타의 영광에 미리 보내는 겨레의 성원이었다고도 할 것이다.
전국체전은 겨레의 잔치이다.지구촌 한민족의 잔치이다.그래서 해마다 해외동포팀들이 참가해 오며 그 규모는 늘어나고 있다.전국체전은 이렇게 해외동포들이 참가함으로 해서 안팎의 관심을 고조시켜 나간다.밖에 나가 살던 그들은 그야말로 참가하는 데에 큰 의미를 느끼면서 조국의 가을 하늘을 찾는 것이다.그들은 조국 산천의 기를 숨쉬는 가운데 인정에 취한다.이번 대회 준비 총사령인 대구시장도 한겨레의 정을 심는 잔치로 만들겠다고 말한바 있다.해외동포들에게 있어 그것은 타향살이의 아픔을 극복하는 영양제로 되어줄 것이다.다만 이런 일에서도 7천만의 잔치로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아쉬움과 서글픔은 처져 남는다.북녘땅의 겨레까지 한자리에 모여 함께 함성 지르며 뛰고 달릴수 있게 된다면 그 가을은 얼마나 더 풍요로워질 것인지 모른다.
힘껏 뛰고 달리고 겨루어 좋은 기록이 쏟아져 나왔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또 그것이 기대되는 전국 체전이기도 하다.그러나 누누이 지적되어 오듯이 페어플레이 정신을 잃지 않는 질서와 화합의 잔치로 만들어 줄 것을 당부하고자 한다.힘과 기를 겨룬다는 것은 격앙된 감정을 수반함으로 해서 불미스러운 사태로 발전될 수 있는 소지를 지닌다.하지만 화합을 다짐하는 겨레의 잔치임을 먼저 인식하면서 페어플레이 정신을 구현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페어플레이 정신은 반드시 스포츠에 국한하여 생각할 덕목인 것만은 아니다.우리 사회생활 전반에서 요구되는 것임은 우리 모두가 일상생활을 하는 가운데 절감하는 일이기도 하다.이는 우리의 국민정신으로 승화되어야 한다.우리가 바라는 질서사회를 이룩할 수 있는 바탕이 바로 그것이기 때문이다.특히 대선을 앞두고 있는 우리는 그 정신의 구현을 더욱더 간절한 마음으로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달구벌을 달구는 성화는 모든 선수에게 선전을 당부하며 불탄다.한번더 선수·임원이 명심해야 할 것은 등수에 영예가 걸린 것이 아니라 페어플레이 정신의 구현에 걸려있다고 하는 점이다.이번 대회가 한점 부끄러움 없는 겨레의 잔치로서 원만하게 치러지게 되기를 바란다.
1992-10-11 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