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O9000」 제조업계 취득 열기(경제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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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2-10-05 00:00
입력 1992-10-05 00:00
제조업계에 ISO9000 돌풍이 거세게 휘몰아치고 있다.날로 치열해지는 국제경쟁 시대에 새로운 국제규격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ISO9000시리즈를 둘러싸고 기업과 이를 권장하는 정부관련부처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바빠지고 있는 것이다.
주무부처인 공업진흥청(청장 신국환)은 93년부터 ISO9000인증제도를 전면 시행한다는 방침 아래 ▲품질경영체제의 전면도입 ▲국제화에 맞춘 공업표준화법 개정 ▲규제적인 사후 품질관리제도의 완화등 정책전환으로 기업들의 ISO9000 취득을 독려하고 있다.공진청은 또 지난 6월 생산기술연구원등 8개소를 인증기관으로 예비지정했으며 최근에는 공공기관 납품업체에 대해 ISO9000 취득을 의무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이밖에 공진청은 업계에 필요한 요원 교육을 위해 품질개발원(가칭)을 설립할 계획이며 제도시행을 위한 환경조성의 일환으로 홍보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생기연 등 8곳 지정
이른바 「국제품질보증시스템 인증제도」로 풀이되는 SIO9000은 지난 87년 국제표준화기구(ISO)에 의해 제정된 이래 지금까지 54개국 2만여 기업에서 이 제도의 인증을 취득할만큼 급속도로 세계화되고 있는 추세다.ISO9000은 이미 유럽공동체의 공통규격으로 채택되었을 뿐아니라 앞으로 통합유럽의 규격으로서 일부 수입품목에 대해 그 인증취득이 의무화될 방침이어서 취득필요성이 더욱 높아가고 있다.또 최근에는 구미제국 수입선이 그 취득을 요구조건으로 내거는 경우가 많아 국내,수출업체에 큰 영향을 미칠것으로 예상된다.이밖에 전자부품 상호인증제도인 IECQ,CECC등 다른 국제인증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ISO9000인증을 따야하고,인증분야도 제조업뿐만 아니라 금융·건설·서비스등 전 분야로 확대되고 있어 ISO9000이 우리 산업계에 미치는 파장은 매우 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이제 ISO9000의 취득 없이는 국제경쟁에서 살아남을수 없는 시대가 된 것이다.
○금융·건설분야 확산
영국·미국·캐나다의 국가규격을 조합한 ISO9000은 원칙적으로 국제시장의 공급자와 수요자 양측 모두에게 품질에 대한 신뢰감을 주기위해 제정된 것이나 후발국의 추격으로부터 자국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선진국이 설치한 무역장벽의 성격도 짙게 띠고 있다.
상이한 규격의 적용강제?수입품에 대한 품질검사결과 불인정및 중복검사실시 등 까다로운 규정을 두고 있는 것이 바로 그런 점들이다.
ISO9000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KS등 종래의 품질보증제도가 최종제품만을 인증대상으로 삼는것과 달리 기업의 생산과정 전반을 인증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한마디로 구매자 측면에서 정한 품질규정으로 제품의 설계·개발에서부터 제조·설치,검사·시험,서비스에 이르기까지의 품질경영(QM)수준을 규제하고 있는 것이다.따라서 이제까지 자발적으로 품질관리(QC)만을 해오던 기업들이 ISO9000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경영층에서부터 일선근로자에 이르는 전계층 전부서 전종업원이 참여하는 품질경영체제를 갖추는 일이 시급하다.그런다음 국제적인 인증기관으로부터 인증을 따내야 하며 인증을 딴 뒤라도 인증기관이 1년에2∼3회 실시하는 불시점검에 대비해 사후관리에 철저를 기해야 하는 것이다.
○생산과정 전반 대상
우리나라의 ISO9000도입은 지난 4월 ISO9000에 준한 KS규격을 제정고시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현재 ISO9000인증을 취득한 국내 기업은 현대중전기등 모두 12개사이며 오리온전기 한국듀폰등 50여 업체가 인증취득을 준비중이다.업계에서는 전문요원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각 단계별로 따로 표준을 만드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거기다 제조과정 일체의 문서화를 요구하는 ISO9000규정이 우리의 동양적 사고방식과 충돌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이밖에 인증을 따내는 비용과 사후관리 비용도 기업에겐 큰 부담이 되고있다.
○기업들 비용부담 커
그럼에도 불구하고 ISO9000인증은 꼭 따야 할것으로 인식되고 있다.ISO9000의 취득은 결과적으로 제품의 품질을 높여 우리 산업의 국제경쟁력을 강화시킬 것이기 때문이다.무역장벽에 대한 소극적차원의 대응이 아니라 품질우위 확보를 통해 고객을 확보하는 적극적인 대응방안의 하나로 ISO9000인증 취득이 요구되고 있는것이다.<백종국기자>
1992-10-05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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