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일 많고 시간 없는 국회/김경홍 정치부기자(오늘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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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2-10-03 00:00
입력 1992-10-03 00:00
국회가동의 필수요건이 되는 원이 이제서야 구성된 것이다.
그동안 국회의원은 있었으되 국민의 대표는 없었다.
국가대사는 물론 정부에 대한 감시견제기능도,입법활동도,민생현안도 다루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민주주의의 근간인 정당정치·대의정치의 실종기간이었다.
이 기간동안 세계속의 한국은 어떠한 변화를 맞았는가.
역사적인 한중수교가 이루어졌다.헌정사상 초유인 대통령의 당적이탈과 중립선거내각구성 선언이 있었다.
경제문제 등 산적한 민생현안 이외에도 당장 능동적으로 대처해야할 나라 살림살이는 산더미처럼 쌓였다.
이제 우여곡절 끝에 국회가 정상화됐다.
「할일은 많고 시간은 없는」시점에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국민들은 안도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은 그동안 자신들이 정치를 잘 했기 때문에 국회가 정상화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한다.
중립내각이라는 정부의 결단과 정국안정을 바라는 국민적 요구가 의원들을 더 이상 장외에 머물수 없게 만들었다는 사실을 곰곰 되새겨야 할 것이다.
이제 여도 야도 없다.정부도 중립을 천명했다.
국회안에는 지금 책임을 공유해야하는 정당들만 모여 있다.
현재 민자당은 54%,민주당은 32%,국민당은 10%의 의석을 갖고 있다.
산술적인 비율 뿐만 아니라 국정에 대한 책임도 이같은 비율로 나누어 지고 있다.
의무와 책임을 나눠지고 있는 정당들인 만큼 민생을 뒷전으로 한 「비방정치」「폭로정치」관행은 더 이상 발붙일 곳이 없게해야 한다.
대통령선거를 앞둔 정기국회에서 정당간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이 틀림없다.
그러나 경쟁은 발전을 전제로 해야 아름답다.
대선만을 겨냥하는 당리당략 때문에 예산심의·국정감사·법안처리 등 주요한 책무를 저버리고 소모적 정쟁을 일삼는 것은 죄악이다.
여도 야도 없고 제도적으로 중립선거가 보장되는 새로운 정치환경 아래서 국민들은 더 이상 국회가 「강행처리」나 「실력저지」로 얼룩지는 것을 용서치 않을 것이다.
더욱이 선거특수(?)를 틈타 국회가 정당들의 정치선전장이 되어서는 안된다는것이 국민들의 한결같은 바람이다.
우리 헌정사도 이제 반세기에 이른다.시행착오를 되풀이할 나이는 벌써 지나갔다.
1992-10-0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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