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언내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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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2-09-29 00:00
입력 1992-09-29 00:00
70만이라는 재일 한국교포들은 한때 한국교포임을 숨기려하는 경향을 보였던 때가 있다.한국교포임이 들어나면 일본인들의 차별때문에 많은 생활상의 불이익을 강요당했기 때문이다.가난했던 시절 강제로 끌려온 과거도 상기하기 싫었을 것이다.분단과 대립 그리고 가난과 혼돈의 대명사였던 시절의 이야기다.◆재일교포 뿐아니라 재미교포등 해외교포들이 한국인임을 자랑스레 생각하며 그것을 드러내보이려 애쓰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한강의 기적으로 통하는 경제성장의 결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부터다.너무 일렀다는 비판도 있지만 특히 서울올림픽은 그런 변화의 결정적 계기.자학적인 엽전의식 청산의 기폭제였다고나 할까.◆교포들은 모국의 거울이란 말을 흔히 한다.모국이 가난하고 혼돈에 빠져있으면 그들도 천대받고 사기가 죽는다.안타까워 하면서도 외면하고 출신임을 숨기게 된다.모국이 발전하고 번영하면 그들도 존경받고 사기충천하기 마련.한국인임이 자랑스러워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그들을 위해서도 모국은 번영하고 존경받는국가로 발전해가야하는 것이다.◆우리 대통령의 역사적 방문이 이루어지고 있는 중국에도 많은 교포들이 살고있다.조선족자치주 40주년을 기념한 연변을 포함하는 길림의 1백40만,흑룡강 40만,요령 20만명등 동북 3성에 2백만명이 살고있다.가장 큰 규모다.개척의 역사도 깊고 중국건설에의 기여도 높아 가난은 해도 긍지는 높은 자랑스런 교포들이다.◆그동안 그들의 모국은 분단의 한반도였다.북한이 있고 한국이 있었으나 한쪽은 가깝고 또 한쪽은 멀었다.중국개방과 한·중수교 그리고 우리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그 구도를 결정적으로 바꾸어놓는 중요한 계기가 되고있다.가난하고 폐쇄된 북한을 가슴아파하면서 개방되고 번영하는 새모국 한국의 존재를 자랑스러할게 틀림없다.대통령내외를 마중나온 예쁜 한복의 교포 화동들 모습에서 그들 마음의 기쁨과 환영을 읽는다.
1992-09-2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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