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무/껍질 용도 다양… 밧줄·한지 등 원료로(나무이야기: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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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2-08-27 00:00
입력 1992-08-27 00:00
피나무는 한자로 피목으로 쓴다.나무의 껍질 즉 섬유의 쓸모가 많음을 알 수 있다.Tilia란 속명은 그리이스어 Tilo에서 왔는데 뜻은 섬유를 의미한다.영어로는 Basswood라 부른다.Bass란 나무의 속껍질을 뜻하는 Bast란 나무의 속 껍질을 뜻하는 Bast가 변한 것인데 수피의 용도가 많아 속껍질 나무라는 이름을 얻었다.동서양을 막론하고 이름의 유래가 같은 뜻을 담고있는 식물이 상당수 있어 재미있다.또한 보제수로도 쓰고 보리수나무로 읽는데 이때의 보리수나무는 한국산이 아니다.보제 또는 보리(보제)란 불도 또는 정도라는 범어의 Bodhi에 해당한다.우리나라산 피나무의 잎은 얼핏보기에 인도보리수나무(Bo Tree)의 잎을 닮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 생각된다.
피나무는 중부이북의 산지와 중국,몽골,아무르지방에 분포한다.낙엽 활엽교목으로 수고 20m,직경 1m에 달하는데 내음성,내한성과 공해에 강하다.건조에 견디는 힘은 다소 약하다.목재의 질이 뛰어나 우리나라에서는 예부터 통나무를 그대로 파서 만드는 함지박,나무절구통,나무쌀통 등의 최적재로 꼽혀왔다.특히 떡을 치는 안반재로도 많이 쓰였고 최근에는 비자나무,은행나무의 대용재로서 바둑판,장기판 등에 쓰이며 각종 민예품조각재와 향나무,포플러 대용으로 연필,성냥 등에 쓰인다.또한 주걱과 젓가락으로도 사용되었고 특히 그릇의 자국이 나도 물기있는 행주로 닦으면 감쪽같이 자국이 없어지는 특성으로 밥상의 천판재로 손꼽힌다.유럽에서는 이 나무를 스펀지재(Sponge Wood)라 하여 식탁의 천판재로 최고급재 대우를 한다.껍질의 인피섬유는 아주 질겨 밧줄과 삿자리를 만든다.꽃은 향기가 강하고 밤나무꽃이 진 이후인 6월에 피어 귀중한 밀원자원을 공급한다.열매는 염주를 만들어 불가에서는 이 나무를 즐겨 심는다.이 외에 닥나무 대용의 한지원료로 쓰는등 용도가 다양하다.피나무의 열매는 우리나라에서는 8월 하순경이 되면 씨앗속이 젖처럼 물컹한데 이런 유숙기에 따서 포지에 바로 뿌려야 싹이 잘 튼다.
1992-08-27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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