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의 불가피한 선택(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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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2-07-31 00:00
입력 1992-07-31 00:00
여당인 민자당의 8월임시국회 단독소집요구는 과거에 늘 그러했듯이 이번에도 야당의 상투적인 반발과 일부여론의 비판을 샀다.야당은 여당의 단독국회소집 철회를 요구하며 등원거부를 계속할 태세이고,일부 언론은 왜 여야공동소집의 모양새를 갖추는 노력을 포기했느냐며 질책했다.

여야가 공동으로 국회를 소집해서 오순도순 의정을 펴나간다면 오죽 좋겠는가.그러나 국회가 심의해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는데도 야당의 정략때문에 이러한 공동소집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 우선 여당단독으로라도 국회를 열어 의정 불재를 타파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회기 30일을 몽땅 허송한채 자동폐회한 개원국회에 대해 국민들이 터뜨린 분노속에는 『국회 정상화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문제이니,단독국회도 불사하라』는 명령이 담겨 있었다.

야당에게 더 이상 끌려다닐 수 없다는 민자당의 강력한 정국주도의지는 많은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우리는 확신한다.민자당의 단독국회 소집요구가 바람직한 것은 아니었지만 이러한 여론을 수렴한불가피한 선택이었으며,정국 돌파를 겨눈 비상한 승부수라고 우리는 생각한다.

돌이켜 보면 지난번 개원국회도 야당의 공동소집 거부 때문에 여당이 단독소집한 국회였다.그때는 단독소집에 별다른 시비를 걸지 않다가 이번에 새삼스럽게 문제시 하는 것도 이해하기가 어려운 대목이다.단독소집이니,공동소집이니 하는 것은 절차에 불과한 얘기다.야당은 대수롭지 않은 형식문제를 놓고 왈가왈부하기보다 의정의 실질을 중시하는 실용주의에 눈을 떠야 한다.

민자당이 이번에 일부 여론의 비판을 각오하면서 국회 단독소집을 요구한 것은 민주당의 연내 단체장선거 관철 당론에 따른 국회 무한공전전략에 대한 능동적 대응이라고 볼 수 있다.최근 민주당의 김대중대표는 여야대화에 응할 듯 하면서도 이런저런 조건을 붙여 시간끌기 작전을 벌이는 것이 아니냐는 인상을 주었다.분명히 김대표는 이런 지연전술을 통해 단체장선거 연기와 관련한 여당의 지자제법 개정안 처리기회를 빼앗고 이 문제를 가능한한 연말 대통령선거때까지 끌고 가려는 속셈일 것이다.단체장선거문제 때문에 가을 정기국회의 정상운영마저 불투명하다면 민자당이 단독소집한 이번 8월임시국회는 절차시비에도 불구하고 많은 국민들에게 소집의 당위성이 쉽게 이해될 수 있다고 우리는 믿는다.

우리는 이번 국회가 민주당과 국민당의 불참으로 인해 설사 민자당 단독으로 운영되더라도 그런 상황은 초반에 곧 불식될 것으로 본다.국정심의를 거부하는 야당에 대한 국민의 시선이 곱지 않을테고,결국 이것이 압박요인으로 작용해 야당을 등원쪽으로 밀어붙일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민자당의 이번 국회단독소집은 표면상 강공책이면서도 내면적으로 여야대화를 유도하고 야당에 역설적인 등원 명분을 제공하는 양면성을 갖고 있다.야당과 일부 언론은 국회소집의 모양새를 놓고 이러쿵 저러쿵하기 보다 단독소집이 함축하고 있는 이러한 정치산술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1992-07-3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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