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짙푸른 그늘 여름무더위 식히고…(나무이야기: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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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2-07-16 00:00
입력 1992-07-16 00:00
◎장수수종… 1천년 넘은 것도 25그루나/무늬·색상 고와 예부터 최고급 목재로

여름이면 짙푸른 그늘을 드리워 더위를 잠재우고,가을에는 황금빛으로 물들어 장관인 느티나무.느티나무는 은행나무와 더불어 한반도에서 가장 오래사는 나무이다.한자로는 괴목,궤목,거라 쓴다.우리나라에는 1천년이상된 나무가 64그루정도 있는데 25그루가 느티나무이고,은행나무가 22그루정도이다.

보통 수령이 5백년이상 되면 과학적으로 정확한 나무의 나이를 알기 힘들지만 느티나무는 오래 사는 나무임에 틀림이 없다.그 예로 수령 4백∼1천년 정도로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느티나무 노거수만도 17그루나 된다.수령이 1천년 이상되는 느티나무는 강원도 삼척군 소달면의 긴잎느티나무와 제주도 성읍리의 느티나무가 있다.느티나무 목재는 한국 제일의 최고급재로 무늬와 색상이 아름답고 중후하여 그 옛날 양반의 목재문화를 꽃피웠다.이에 반해 소나무는 서민의 목재문헤를 꽃피웠다.

소나무와 느티나무는 똑같이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나무이이면서도 재질,색상,무늬에 따라 대접이 달랐다.서민은 살아생전 소나무로 만든집에서 소나무로 만든 기구와 가구를 쓰다가 죽어서도 소나무관과 함께 묻혔지만 양반들은 느티나무의 가구와 도구를 쓰며살다 죽어서도 느티나무관과 함께 저승으로 갔다.신라의 천마총과 가야분의 관재도 느티나무이다.또한 유명한 고궁이나 사원의 전면 기둥 몇개는 반드시 느티나무재를 썼고 현재는 호화주택의 마루바닥과 계단재로 쓰인다.

또한 힘받이 구조재에서 부터 장식재(건구,가구,기도구)와 조각재 등 그 용도가 다양하다.옛문헌에 의하면 가을에 열매를 따서 복용하면 건강에 좋다는 것이고 눈이 밝아지며 흰머리카락이 검게 된다고 했다.느티나무는 수명이 길고 수형이 아름답고 수관폭이 넓어 정자목,녹음수로 손꼽힌다.특히 한국,중국,일본 등에 많아 동양산의 나무이기에 우리에게 더욱 호감을 준다.<김태욱 서울대교수>
1992-07-16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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