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 꼭 감춰야 하나/윤두현 사회1부기자(오늘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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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2-06-10 00:00
입력 1992-06-10 00:00
서울지법동부지원(지원장 박준서·52)이 8일 하오부터 기자들의 구속영장 열람을 일체 금지시켰다.

영장내용을 공개하면 무죄로 추정돼야 할 형사피의자의 권리가 침해되고 때로는 무책임한 보도로 명예훼손등의 시비를 부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같은 조치의 법적 근거로는 형법의 피의사실공표죄와 함께 영장교부 청구권을 피고인과 검사 변호인등 소송관계인에게만 허용하고 있는 형사소송법규정을 들고 있다.

그야말로 피의자의 인권을 천금같이 중시하고 법정신에도 합당한 조치로 보여진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는 또 다른 측면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국민의 알 권리」와 그에 바탕을 둔 「언론자유」란 측면이다.

독재국가라면 몰라도 민주국가에선 언론의 자유는 국민의 가장 중요한 기본권의 하나이다.

그리고 그 언론의 자유는 보도의 자유와 취재의 자유를 함께 말하는 것이다.

따라서 취재의 자유를 제한하는 조치는 보도의 자유를 짓밟는 일과 마찬가지로 언론에 대한 중대한 도전으로 간주된다.

그것은 바로 국민의 눈을 가려 알권리를 침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헌법과 법률에도 이같은 사실을 분명히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가기관에 대한 정보청구권까지 명시하고 있다.

나아가 인권과 명예에 관련된 사안이라 하더라도 공익을 위해 공개했을 때는 처벌하지 않도록 돼있다.

또 언론은 언론 나름대로의 책임의식을 갖고 개인의 명예와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언론에 침해당한 사익에 대해서는 법적·제도적 구제방법이 충분히 마련돼 있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책임감을 망각하고 선정주의에 눈이 어두워 빗나가는 사이비 언론들이 있을 수 있다.

우리나라처럼 기자들이 수사나 재판관계 서류를 쉽게 볼 수 있는 나라가 그리 흔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것은 법원이나 수사기관 스스로도 허용했던 오랜 관행이고 어찌보면 단점보다는 장점이 클수도 있다.

문제는 운영의 묘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언론자유를 신장시키는 장점은 살리면서 잘못된 보도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책임을 묻는 방법은 어떨까.

공익에 반하는 사이비언론에 대한 추상같은제재와 함께 책임있는 언론에 대한 전폭적인 협조야말로 민주사회를 보다 굳건히 하는 방도라고 여겨진다.
1992-06-1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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