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 줄다리기」 계속땐 정치불신 심화/정국의 안정(대선정국: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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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2-06-06 00:00
입력 1992-06-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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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들이 14대국회에 바라는 가장 큰 기대는 바로 여야간 대화와 타협에 의한 안정적인 정국운영이라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지금의 정국은 이같은 국민의 바람과는 상황이 다르다.
지난달 30일 임기가 시작된 14대국회가 아직 개원조차 못하고있고 언제 열릴지도 극히 불투명하다.
더욱이 총선실시이후 3개월 가까이 국회개원문제 자체가 시비거리의 대상이 된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는 관계자들의 일치된 지적을 감안할때 정치권이 또다시 불신의 늪에 빠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민자당은 시급한 민생문제및 경제안정등 현안논의를 위해 당장이라도 국회를 열자는 입장이나 민주·국민당등 야권은 자치단체장선거와 국회상임위원장 배분문제를 쟁점으로 걸어 개원자체를 봉쇄하고 있다.
야당측의 이같은 강경일변도 전략구사는 오는12월 대선을 겨냥한 사전포석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자치단체장선거 연기방침을 굳힌 정부·여당을 국회개원을 빌미로끝까지 물고늘어져 「부도덕성」을 부각시키는 「흠집내기」와 함께 대선득표전선에서 유리한 국면을 조성하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여야간의 올상반기중 자치단체장선거실시 합의를 깬 정부·여당에 대한 공격은 대국민명분론에서 앞서있고 이같은 분위기를 대선까지 접목시킨다면 정권교체가 충분하다는 논리인 셈이다.
특히 민주당의 김대중대표는 더 나아가 자치단체장선거를 포함한 정치적 쟁점을 놓고 여야대통령후보간 TV토론회를 개최하자며 공세의 고삐를 바짝 죄고있다.
하지만 야권의 이러한 주장은 지나친 당리당략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대선까지 6개월이나 남은 현 시점에서부터 선거분위기를 과열시킨다면 정국불안이 가중됨은 물론 경제적위기등이 더욱 심화,총체적 난국이 조성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또한 대선에다 자치단체장선거까지 겹칠 경우 과도한 「선거인플레」로 정국은 조기선거과열국면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어 경제·사회등 제반분야의 무기력증 현상은 불을 보듯 뻔하다는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오히려 현시점에서의 여야후보간 TV토론은 소모적인 정쟁을 유발함으로써 국민들의 정치적 냉소주의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한해에 4번선거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자치단체장선거연기를 바라는 절대다수 국민들의 여론을 십분 이해한다면 국정운영의 일단을 맡고있는 야당으로서도 이에 상당하는 「귀책사유」를 면키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여야협조에 의한 정국안정을 먼저 이룩한 뒤에 자연스럽게 대선정국으로 이어져야만 한다.
공정선거관리의 파수꾼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대통령선거법개정시안을 통해 옥외대중연설회의 대폭축소와 선거운동기간축소(현행 30일→21일)등을 제의한 것도 과열선거분위기에서 오는 국가·사회적 폐단을 극소화시키자는 뜻이라고 볼수 있다.
정국안정을 위한 당면 과제는 14대국회를 조속히 개원하는 일이다.
일단 문을 열어 자치단체장선거및 국회상임위원장배분등 정치적 쟁점은 물론 시급한 민생문제등 모든 보따리를 풀어 놓고 여야간에 「갑론을박」을 벌이는 것만이 제반사회여건을 차분하게 가라앉히는지름길이기도 하다.
설령 야당측이 목표치에 미달하는 것을 얻어냈다고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보여준 토론문화정착으로 인해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을게 분명하다.
「전부아니면 전무」식의 흑백논리가 아니라 「최선이 안되면 차선을 택하는」합리적인 정치행태를 국민들은 지금 원하고 있다.<한종태기자>
1992-06-0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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