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분 앞세워 「대선카드」 활용/DJ,단체장선거 왜 집착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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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2-05-30 00:00
입력 1992-05-30 00:00
◎달리는 선거자금 확보위해 “밀어붙이기”/“국회공전땐 덤터기” 극적타협 될지도

민주당의 김대중대표가 지방자치단체장선거 실시보장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통령선거 조기과열 방지방안을 협의하기 위해 회담을 갖자는 김영삼 민자당대표의 제의에 선단체장선거 실시보장을 들고 나온 것이 그것이다.또 30일부터 임기가 시작되는 14대국회 개원협상의 전제조건으로도 단체장선거실시를 요구하고 있다.

김대표는 최근들어 장식용 손수건을 양복 윗주머니에 꼽고 다니며 연설할때도 강조할 대목에 이르러 주먹을 꽉 쥐거나 흔드는 것을 자제한다.때로는 가벼운 화장을 하기도 한다.대선전략상 강경하고 투쟁적인 인상을 씻고 부드럽고 온건한 이미지를 창출해 낸다는 김대표진영의 「뉴DJ플랜」의 일환이다.

그런데도 김대표는 지방자치단체장선거실시 보장에 대해서는 강경할 정도로 단호한 입장을 보인다.

김대표가 단체장선거에 「집착」하는 첫번째 이유는 대국민 명분쌓기와 함께 대선에서의 대여공격의 호재이기 때문이다.

민주당도 선거집중에 따른 경제파탄우려라는 정부·여당의 연기논리에는 어느정도 같은 입장이다.그러나 현실적으로 법정시한인 6월까지 단체장 선거가 실시되지 못하더라도 정부의 선거공약이자 여야합의사항일뿐 아니라 대국민약속인만큼 대선전 또는 대선과 동시에 실시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대해 정부·여당은 95년이전 절대불가의 입장을 보이고 있어 김대표측은 대선에서 공격의 강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 김대표측은 단체장선거가 실시되어야 대선에서 승리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선거공영제가 확립되어야 한다.정부·여당은 행정력과 금력을 총동원할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김대표는 말했다.즉 단체장 선거가 공명선거를 담보할수 있다는 것이다.

대중적 기반이 있는 민자당의 김영삼 대통령후보가 이제는 집권당 후보로 나선만큼 지난 13대때보다 더 어려운 상대라는게 민주당측의 기본인식이다.

그러나 민주당측의 단체장선거 실시주장의 이면에는 단체장선거를 실시할 경우 전국을 동·서로 구분,광주·전남북·서울·인천·대전·충남북등 최소한 서쪽의 절반은 차지할 수 있다는 지역적 발상을 깔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와함께 정가 관측통들은 김대표가 단체장선거관철로 대선자금확보도 가능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총선전까지 김대표와 함께 일했던 한 고위정치인은 『대선에는 약 1천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데 김대표에게는 그 절반이 채 안되는 자금이 확보돼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따라서 김대표가 단체장 선거 시한을 대선전 또는 대선과 동시로 주장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즉 단체장선거후보 공천과정에서는 20억∼30억원대의 전국구 국회의원 공천헌금 이상이 「헌납」될수 있다고 이 관계자는 풀이하고 있다.

민주당은 개원협상등 대여협상에서 『법을 지켜야 한다』며 지방자치법 준수,즉 단체장선거실시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단체장선거문제로 14대 개원국회가 열리지 않거나 공전될 경우 그 책임은 오히려 민주당에 집중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이와관련,이 철의원은 『단체장선거는 확실히 보장되어야 한다』며 『그러나 이로인해 민주당이 덤터기를 뒤집어쓸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개원협상이나 여야후보회담 등을 통해 단체장선거에 대한 타협의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하지만 단체장선거가 대선에 미치는 영향이 큰만큼 그 가능성은 희박하다는게 일반적 관측이다.

김대표의 단체장선거에 대한 의지가 강한만큼 정부·여당의 95년이후 실시입장도 확고해 앞으로 대권가도에서 단체장선거실시를 둘러싼 여야공방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박정현기자>
1992-05-3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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