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사 이자부담 연3천억 경감/한은 특융의 배경과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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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2-05-28 00:00
입력 1992-05-28 00:00
◎증시 곧 활성화… 7백선회복 기대

증시침체로 빚더미에 올라선 투신사를 회생시키기 위해 정부가 2조9천억원의 한은특융을 지원키로 함에 따라 투신사의 경영정상화는 물론 증시도 활력을 찾고 있다.한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이같은 지원대책을 강행한 것은 중앙 3대투신사의 수지악화의 여파가 엉뚱하게 경영이 건실한 지방투신사에 미쳐 환매사태가 일어나는 등 파문이 확대되고 증시도 연일 냉각되고 있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재무부가 3대투신사에 대한 한은특융지원방안을 조심스럽게 모색하기 시작한 것은 이달 초순이었다.

지난 2월8일 6백90선을 유지하던 종합주가지수가 5월들어 6백선이 무너져 연일 하락하는 등 증시가 기력상실증세를 보였기 때문이다.투신사와 증권사에는 예탁금을 찾아가려는 고객들이 몰려들었고 투신사는 이들에게 내줄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보유주식을 헐값에 대량매각하는 상황으로 번지면서 불안감을 느낀 고객들의 신탁재산 환매사태까지 유발하게 됐다.

광주에 본점을 둔 한남투신 목포지점의 경우 지난 18일부터 1주일 사이에 5천명의 고객이 2백억원의 예탁금을 되찾아갔다.지방에서부터 발생한 예탁금 인출사례는 즉각적으로 서울로 번져 3대투신사의 경우 지난 18일부터 23일까지 1천4백23억원의 환매가 이루어졌고 25일에도 5백억원의 예탁금이 빠져나갔다.이같은 예탁금 인출사태 즉 환매는 『투신사가 곧 망한다더라』는 식의 악성 루머로 확대되며 점점 번져나갔다.

투신사에 한은특융과 같은 「파격적인」지원을 해주는 길밖에 해결책이 없다는 최종결정은 지난주 초 최각규부총리와 이용만재무장관의 회동에서 이미 내려졌다.그러나 이같은 한은특융지원방침은 특융의 제공주체인 한은쪽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혔다.이때문에 이재무장관이 지난 1주일 사이에 완고한 원칙론자로 알려진 조순 한은총재를 설득하느라 특융지원결정이 늦어졌다.

투신사에 대한 한은특융지원의 효과는 크게 두가지로 요약할수있다.첫째는 투신사가 안고있는 차입금의 이자부담이 크게 경감된다.국내 3대투신사가 안고있는 차입금은 지난 4월말 현재 ▲은행차입 8천3백93억원 ▲국고차입1조5천7백억원 ▲증권금융차입 1조9천9백24억원 ▲단자사차입 1조5천3백87억원등 총 5조9천4백4억원이다.투신사는 또 차입기관별로 은행차입금에 대해서는 연12∼12.5%,국고차입금에 대해서는 연3%,증권금융차입금에 대해서는 연13%,단자사차입금에 대해서는 연14∼15%의 이자를 부담하고 있다.



3대 투신사의 총 차입금 5조9천4백4억원에 대한 평균이자율을 계산해 보면 연 10.3% 수준으로 이자부담은 연간 6천억원,하루에 약 17억원의 이자가 나가고 있는 셈이다.투신사에 한은특융을 1조원 지원하는 경우 연간 1천억원 가량의 이자부담이 줄어든다.

투신사에 대한 한은특융지원의 두번째 효과로는 증시 활성화를 들수 있다.27일의 최부총리·이재무·조한은총재 회동사실이 한은특융지원설과 함께 증권가에 유포되면서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15포인트나 폭등했다.증권관계자들은 이같은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돼 종합주가지수가 7백선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염주영기자>
1992-05-28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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