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공원식 정수단지」중단 6개월(지역이기주의 이래서야…: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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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2-05-26 00:00
입력 1992-05-26 00:00
◎“내 이웃엔 안된다” 공공시설 건설 진통의 현장/부산 용호하수처리장 확장/“왜 다른구 폐수까지 받나” 반대/주민/일 시설 시찰등 설득에 안간힘/당국/공사 저지로 오수 하루 60만t 그대로 바다방류

『용호하수처리장확장 결사반대』부산시 남구 용호3동 29 부산항 외항 용호하수처리장 확장공사장 현장사무실 건물벽면에 이 지역 주민들이 쓴 플래카드가 어지럽게 걸려있다.

건물옥상에는 부산시에서 하수처리장건설을 홍보하기 위해 설치해 놓은 대형 조감도가 찢겨진채 세워져 있고 현장 곳곳에는 공사를 하다 중단한 철제빔이 덩그렇게 서있다.

부산시에서 지난해 12월 착공한 용호하수처리장 확장공사는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벌써 6개월째 중단상태에 있다.

시는 이곳의 기존 하수처리장이 10여년동안 사용해온데다 처리능력이 1일 4백㎘밖에 안돼 이를 94년까지 1일 27만t 처리능력의 일반하수처리장으로 확장하기로 계획을 세웠으나 이 일대 용호 1·2·3·4동 주민들의 반대로 첫해부터 공사를 못하고 있다.

『그동안에도 택시기사들이 용호동을가자면 후진동네라며 기피해왔습니다.이런 판국에 이전은 못할망정 확장공사를 한다니 말이나 될법한 얘깁니까』

현지에서 만난 용호하수처리장확장반대 대책위원장 왕흥권씨(51)는 주민들의 입장을 이렇게 한마디로 대변했다.

왕위원장은 게다가 시당국이 지난81년 이곳에 처음 하수처리장을 설치할 당시 일반하수만을 처리하겠다고 해놓고 분뇨까지 처리를 해왔다며 이제는 주민들이 더이상 속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잖아도 집값·땅값이 오르지 않아 속상해하고 있는 판에 또 피해를 보라는 말입니까.자식들 혼사얘기가 나오다가도 이 동네에 산다면 혼사도 깨집니다』

시당국은 주민들에게 새로 설치하는 하수처리장은 선진국혀 최신시설로 악취제거는 물론 지상2층을 복개,이곳에 체육·공원·어린이놀이시설등을 갖춰 주민휴식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은 이 하수처리장이 자신들이 사는 남구 관내뿐아니라 부산시내 동구·부산진구 관내 하수와 분뇨까지 처리하기위해 확장하는 것이라면서 아무리 설득해도 막무가내로 반대하고 있다.

용호천 대연천의 생활하수는 1일 11만t 정도로 남구지역만의 수계를 정화해야지 왜 동구·진구에 걸쳐있는 동천의 오폐수 1일16만t까지 수㎞의 차집관로까지 설치,막대한 예산낭비와 전근대적인 발상으로 대규모 하수처리장을 시설하려 하느냐면서 동천하수처리만은 결코 안된다는 지역감정을 앞세우고 있다.

그러나 시당국자는 지난 88년 4월 서울올림픽에 대비해 건설된 수영하수처리장에서 하루 23만t의 하수를,지난 90년11월 준공한 장림하수처리장에서 하루 30만t의 하수를 처리하고 있으나 부산시에서 하루 발생하는 하수량은 모두 1백17만t으로 하수처리율은 45%에 불과하다면서 이에따라 시는 오는 2001년까지 현재 각각 수영·장림하수처리장의 용량을 42만t·50만t처리수준으로 늘리고 용호하수처리장도 확장,하루 27만t처리수준의 처리장으로 전환시키고 장기적으로는 하루 46만t의 하수를 처리하는 규모로 용량을 늘려나가야 4백만 부산시민의 하수처리가 제대로 이뤄져 부산항오염을 비롯한 환경오염을 막아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용호하수처리장은 현재의 1만8천여평의 하수처리장부지를 3만8천평으로 확보,이곳에 침전지 25개소 폭기조 25개 최종침전지 25소 염소혼합지 3개소 등을 비롯해 악취제거를 위한 활성탄흡착식공법을 사용,국내최초의 공원을 겸한 시설을 갖출 계획이므로 이를 무조건 막기만 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시당국은 이같은 계획에 따라 지난해 7월부터 남구의회에서 사업설명회를 시작으로 지난해 8월 홍보VTR 35개를 제작,주민들에게 상영하고 용호발전협의회에 사업설명회 주민대표의 일본하수처리장시찰등 주민설득에 나서는 등 주민들의 이해를 구하기 위한 최대한의 노력을 해왔다고 했다.

이같은 현상이 지속되는데 대해 도시관계전문가들은 『하수처리시설은 공익시설이므로 어디든지 세워야 하며 기존시설을 확장하는 것을 무조건 막는 것은 곤란하다』면서 『시당국은 주민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회라든가 현지 시찰등을 통해 하수처리장 확장의 필요성을 알리는데 힘써야 한다』고 지적했다.<부산=김세기기자>
1992-05-26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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