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의 군사동향 눈여겨봐야(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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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2-04-26 00:00
입력 1992-04-26 00:00
최근 북한에서 전개되고 있는 여러가지 장황과 정보내용을 종합컨대 특히 그들의 군사동향이 매우 심상찮다.그 주석 김일성의 생일잔치를 전후해서 보여준 대내외적 정치선전행태는 그렇다 치더라도 그와 동시에 연출되고 있는 군사차원의 각종 움직임은 그것이 남북대화의 앞날은 물론 한반도안보문제와 직결된다는 측면에서 적잖은 우려와 관심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우선 그들 정권 창립 40여년에 걸맞지 않은 인민군 창건 60주년이라며 사상 최대규모로 벌이고 있는 군사퍼레이드가 그러하다.또한 얼마전 원솔칭호를 부여받은 김정일이 곧바로 16명의 대장을 포함한 모두 6백64명에게 장성급 「군사칭호」를 수여하는 첫 「군권」을 행사했다고 한다.여기에 김이 같은 원솔인 오진우에게 원수별을 달아준 것을 놓고 북한군의 완전 장악이라는 해석도 나왔다.김정일은 이어 그 부친 김일성이 살아있을 때 한반도를 통일하겠다고 밝혀 「북한군 최고사령관」으로서의 「새로운 권력」을 과시했다고 전해진다.

객관적으로 분석되는 북한 군사동향도 예삿일이 아니긴 마찬가지다.냉전의 붕괴에도 불구하고 불안정하고 예측불가능한 북한의 군사위협은 여전히 증대하고 있다고 미국의회 회계감사보고는 분석하고 있다.이 보고서는 이어서 북한은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한국을 공격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측」한 것이다.

핵개발과 관련된 강력한 국제적 압력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최근 2개월간 독립국가연합(CIS)내 밀수업자들로부터 핵개발에 사용되는 56㎏의 플루토늄을 불법매입했다는 최신정보는 북한의 군사동향과 관련해 보다 구체적인 우려와 경계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권력승계와 군부의 정비및 세대교체를 통한 새로운 위계질서확립이라는 형식과 명분을 갖춘다음 그들이 기대하는 내실은 무엇일까.체제의 안정,국방의 자위를 토대로 한 새로운 대남전략의 전개가 아닐까.이 무슨 냉전적 사고방식이냐 할지 모르겠지만 최근 북한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정치·군사적 행태들을 종합한다면 이같은 분석평가는 결코 말하기 쉬운 「냉전적 사고방식」만은 아닌 것이다.



바로 얼마전 미국방부가 정확한 정보자료아래 10년이내 전쟁발발 위험지역으로 한국과 이라크등 7곳을 선정한 바도 있다.북한 지상군이 최근 우연찮게도 기습공격포진으로 재편성 됐다든가 북한 현역병이 1백20만이지만 그들이 다시 남침한다면 90일만에 제압할 수 있다는 남북한 전력분석 등도 그저 예사롭게 넘겨버릴 일은 아니다.

그러나 남북한문제에 관한한 지금은 합의서와 비핵화선언의 시대다.군에 의한 대남우위 확보란 더이상 불가능함을 알아야 할 것이다.대화하고 교류하는 일만이 문제해결의 길인 것이다.
1992-04-26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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