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가 네바탕전」 색다른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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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2-04-22 00:00
입력 1992-04-22 00:00
◎판소리한마당 4류파 모인것은 처음/여류명창 5인,특색있는 목소리 선봬/24일 성창순 스타트,6월25일 오정숙·이일주 피날레

판소리 「춘향가」의 전래되는 4개 더늠이 차례로 불리는 무대가 마련되어 판소리애호가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예음문화재단이 주최하는 이 「판소리 춘향가 네바탕」전은 24일 성창순이 정철호의 북반주로 정응민제 춘향가를 부르는 것을 시작으로 오는 6월25일까지 1주일마다 금요일 하오8시에 예음홀에서 열린다.

이에따라 5월15일에는 최승희가 이성군의 북장단에 맞추어 정정렬제를 부르는데 이어 6월5일에는 안숙선이 김청만교수와 함께 김소희제를,6월25일에는 오정숙과 이일주가 역시 김청만의 북반주로 김연수제를 나누어 부른다.

지금까지 판소리완창 시리즈는 「춘향가」「흥보가」「수궁가」「적벽가」「심청가」등 전래되는 5바탕을 모두 무대에 올리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는데 이번 「춘향가 네바탕」전과 같이 판소리 한마당의 여러 유파를 한자리에 모은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이번 무대는 특히 출연하는 명창들이 모두 전성기에 있는 여류만으로 되어있다는 점도 더욱 흥미를 끄는 요소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현재 전해지고 있는 「춘향가」는 동편제의 김세종바디와 송만갑바디,서편제의 정정렬바디와 김창환바디등 크게 4종류로 나누어진다.

이번 「네바탕」전에서는 전통적인 계보에 의존함은 물론 근래의 전수과정에서 새롭게 파생된 유파를 두루 포함하고 있다.

이 각 유파는 보통 5시간에서 8시간이 걸리나 이번 「네바탕」전에서는 각 명창들이 특기로 쓰고 있는 대목을 중심으로 약 2시간정도로 줄여 부르게 된다.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인간문화재)성창순이 선보이게 될 흔히 「보성소리」라고 일컫는 정응민(1896∼1964)제는 박유전의 복잡한 부침새와 정교한 시김새를 김세종의 정대하고 기품있는 소리에 접목시켜 고도의 기교를 요하면서도 품위있게 승화된 소리라는 평판을 얻어왔다.성창순은 특히 병고에 시달리는 정응민의 병구완을 하며 소리를 익힌 그의 마지막 제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편제의 대표적인 소리인 정정렬(1876∼1938)제를 부를 최승희는 스승인 김여란이 이어받은 정정렬바디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정정렬제 춘향가는 특히 변사또가 남원으로 부임하는 「신연맞이」대목이 다른 어느 유파보다도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김소희(1917∼)제는 정정렬바디를 바탕으로 정응민바디와 송만갑바디의 여러부분을 삽입하여 짠 것으로 서정적인 비가로 불리는 「옥중가」대목은 가히 특출한 것으로 손꼽힌다.

안숙선은 바로 지금도 김소희로부터 가르침을 계속 받고 있으며 당대 여류명창의 뒤를 이을 중견여창의 첫손에 꼽히는 소리꾼이다.

김연수(1907∼1974)제 춘향가는 정정렬의 제자인 그가 해방이후 역대 명창들의 더늠을 집대성하고 사설을 정리해 새롭게 완성한 유파로 제자인 오정숙에게 대물림되고 다시 그 뒤를 이일주가 잇고 있다.

오정숙은 14세때 김연수의 문하에 들어간뒤 지난 72년에는 8시간30분에 걸쳐 김연수제 춘향가의 전바탕을 부르는 기록을 남겼고 82년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의 보유자로 지정받았으며 이일주는 그의 수제자이다.<서동철기자>
1992-04-22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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