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회 가진 플루티스트 강영희씨(인터뷰)
수정 1992-04-15 00:00
입력 1992-04-15 00:00
『연주자는 연주를 하면서 즐기고 청중들은 들으면서 즐기는 그런 음악회를 만들어보려 했습니다』
14일 밤 동숭동 대학로에 있는 학전소극장에서 하피스트 박라나씨와 「천상의 하모니」라고 이름붙인 연주회를 가진 플루티스트 강영희씨는 『영화관에 가는 듯한 가벼운 마음으로 찾을 수 있는 즐거운 음악회를 만들려고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강씨는 이번 공연은 지난해 12월17일과 18일 플루트와 기타연주회에 이은 학전에서의 두번째 연주회로 포레의 「자장가」,구노의 「아베마리아」,마리의 「금혼식」,비제의 「카르멘변주곡」등 클래식에 익숙치않은 사람들도 한번씩은 들어보았음직한 11곡을 연주했다.
『서울에서만 하루에도 몇군데서 음악회가 열리지만 많은 수가 연주자의 자기만족을 위한 음악회일 뿐입니다.물론 그런 학구적인 음악회도 중요하지만 좀 더 많은 사람에게 순수클래식을 생활화시키려면 편안한 마음으로 찾아갈 수 있는 홈콘서트가 좀더 많아져야 합니다』
강씨가 학전소극장을 연주장으로 택한 것은 남편인 김자호씨(간·삼설계건축연구사무소 대표)가 바로 그 극장의 설계를 맡은 인연이 있는데다 평소 교분이 있는 학전대표 김민기씨와 「즐거운 음악회」에 대해 의기투합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사실 소품을 연주하기가 더 어렵습니다.누구나 다 알고 있는 곡은 실수가 더 커보이기 때문이지요.게다가 학전소극장은 기껏 2백명정도가 들어갈 수 있는 작은 극장이어서 청중과 연주자와의 거리가 거의 없다시피해 더욱 섬세한 연주가 요구된다는 점에서 어려웠습니다』
강씨는 자신의 음악회가 장기적으로는 30대에서 50대중반의 한창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정신적인 여유를 줄 수 있게 되기를 원하고 있다.
이날 연주회에서는 다른 연주회와는 달리 연주가 끝난 뒤 강씨가 준비한 포도주를 두 연주자와 청중들이 나눠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갖기도 했다.
강씨는 올해 45세로 서울예고와 일본 구니다치음악대학,스위스 취리히국립음악학교를 졸업하고 주로 일본과 국내에서 활발한 연주활동을 벌이는 중견플루티스트로 15일 같은 장소에서 같은프로그램으로 한번 더 공연을 갖는다.<철>
1992-04-15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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