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와 이슬람교는 모두 같은 기원의 종교라 할 수 있다.지중해 지방을 무대로 생겨났고 창세론과 유일신을 신봉한다.기독교가 하느님이 보낸 구세주 예수의 가르침을 기본으로 하듯이 이슬람 역시 하느님 알라신의 마지막 사자란 뜻의 마호메트란 이름을 가진 구세주의 교시를 생명으로 여긴다.◆그 기독교의 전신이 유태교.구약성서의 모세는 이렇게 가르쳤다.「눈(목)에는 눈 그리고 이(치)에는 이를…」 그 정신을 계승한 유태교의 나라 이스라엘의 국시는 「눈에는 눈」정도가 아니라 「공격 받으면 10배의 보복을…」이다.모세의 이 가르침은 이슬람에도 철저히 계승된 것을 본다.살인자는 죽이고 훔친자는 손을 자른다든가.◆유태문화나 이슬람문화나 철저한 복수와 보복의 문화라 할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복수와 보복은 또다른 복수와 보복을 낳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뿐 그 고리를 끊도록 가르친 분이 예수다.적을 사랑하고 왼 뺨을 치면 오른 뺨도 내밀라든가 웃옷을 달라면 바지까지 벗어주어라고 한것.◆사람이 그대로 살기는 불가능 할지 몰라도 오늘의아랍과 이스라엘은 예수의 그 정신을 교훈 삼아야 할 것.여객기 테러용의자,인도문제를 놓고 대결을 벌이고 있는 이슬람의 카다피와 기독교의 부시,그리고 서방세계의 경우도 마찬가지일 것이다.탈냉전의 세계는 세계인구의 25%를 지배하는 이슬람문화와 그밖의 기독교 문화간의 또 한차례 싸움시대가 될 것이란 예언도 있다.◆이미 치른 걸프전이 전주곡이란 말도.리비아 사태도 같은 맥락에서 보는 사람이 있다.미국은 팬암사건을 86년 미국의 리비아 폭격에 대한 복수로 보고 있고 미국의 리비아 폭격은 그에 앞선 베를린디스코장 폭파사건에 대한 보복.이슬람과 기독교간의 보복의 악순환이다.범죄에 대한 단죄야 필요하지만 그것이 복수와 보복의 성격을 띠어서는 안될 일.
1992-04-0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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