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언내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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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2-03-26 00:00
입력 1992-03-26 00:00
『나는 지금까지 열네번 선거에 출마해서 싸웠는데 한번의 선거는 사람의 목숨을 한달씩 감수 시킨다.우리의 짧은 생애를 생각할때 나의 생애중 이러한 힘드는 말 싸움 때문에 14개월을 헛되이 보냈음을 생각할때 정말 우울해진다』고 윈스턴 처칠경은 말한 일이 있다.그러나 이번 총선에서 아슬아슬하게 고배를 마신 한 후보는 위로 전화에 『아휴.처칠경 얘기,말도 말게.나는 한번에 10년을 감수하는 기분』이라며 한숨을 내쉰다.◆무릇 모든 경쟁에는 승자와 패자가 있으며,결과를 들여다 보면 「뜻밖이다」「설마 했는데」「허 참,그럴수도 있나」하고 모두들 무릎을 치지만 그속엔 그럴만한 이유가 충분히 있게 마련.흔히 민심을 천심이라 하고 정치인은 공심으로 일해야 한다고 말들을 하나 낙선의 고배를 마신 사람들은 그간 행여 봉투나 가끔 돌리면 그만인줄 알고 거드름 떨고 도도하게 군 일은 없는가 겸허하게 반성해볼 일이다.◆이번 선거에서 정주영씨가 이끄는 창당 두달도 안된 국민당의 약진에 놀라고들 있으나 당선된 면면들을 보면 뭐 그리 놀랄일만은 아닐듯.그들은 새로운 정치이념에 새로운 깃발을 들고 나선 정치인은 결코 아니다.이들은 모두 나름대로의 경력과 표밭도 갖고 단지 기존 정당에서 공천을 못받아 당적만 옮긴 구정치인들로 그들을 대처하는데는 파워게임의 기술적인 문제가 요구될 뿐이다.◆그러나 민자당의 정책위 위원장으로 재무·상공·부총리겸 기획원장관을 역임한 나웅배의원이 갑자기 나선 운동권의 20대 청년의 도전을 받고 2백여표의 차로 아슬아슬하게 이긴 사실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이를 단순히 세대 교체의 신호탄으로만 보는 사람은 없을 듯.◆민심이 이렇다면 정부 여당은 「오늘의 기존 정치 현실을 전면 재 검토해야 하는 것 아닌지」「선거에서 권력 행사의 잘못은 없었는지」「중소기업은 공무원 출입만 금지시켜 주면 저절로 크는 나무처럼 커 나갈 수 있다」(이동찬코오롱그룹회장)는 말은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하는가등 「충격적인 선거결과」에 「충격적인 자성」이 요구된다.
1992-03-2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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