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보는 연극” 공개시연회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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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2-03-24 00:00
입력 1992-03-24 00:00
공연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공개 시연회」(프리뷰제도)제도가 도입돼 국내 연극계에 새 풍속도를 만들어가고 있다.
극단미추(대표 손진책)는 오는 4월6일부터 문예회관 대극장 무대에서 공연되는 「죽음과 소녀」(아리엘 도르프만원작)공연에 앞서 5일 하오 7시30분 같은 장소에서 공개 시연회를 갖는다.공개 시연회 관람료는 정식공연의 절반가격인 6천원.
극단 76단(대표 기국서)도 다음달 10일부터 명동 엘칸토 예술극장에서 공연할 「행복한 나날들」(사무엘 베케트원작)을 정식으로 무대에 올리기 전인 오는 29일부터 4월9일까지 12일 동안 매일 하오7시 공개 시연회를 갖는다.입장료는 정식 공연의 3분의 1 가격인 2천원.
공개 시연회는 미국과 영국등 일부 외국연극계에서는 이미 정착한 제도로 정식공연에 앞서 3∼7일동안 관객들을 입장시킨 상태에서 「시험공연」을 한 뒤 이들의 반응과 의견을 반영,작품을 다듬어무대에 올려 공연의 완성도를 높이는 제도이다.
넓게는 관객들이 있는 상태에서 행해지는 종합리허설 성격을 띠는 제도인 만큼 입장료는 정식공연의 절반에서 3분의 1정도만 받는다.외국에서는 공개시연회만 골라보는 학생들을 포함,고정관객이 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연극계의 경우 대극장공연은 보통 1주일밖에는 대관이 안 돼 무대장치와 조명·음향등을 제대로 갖춘 상태에서 종합리허설을 해볼 시간적 여유조차 없는 실정이어서 첫 공연을 관람하는 관객들의 경우 심하게는 「속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만큼 무대가 엉성한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공개 시연회실시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도 없지 않다.비싼 대관료와 짧은 공연기간등 환경적인 제약때문에 절반가격으로 관객들을 입장시킬 경우 극단들이 겪게 될 경제적인 압박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의견이 그것이다.
또 한쪽에서는 공개 시연회 제도가 국내연극팬들에게는 아직 생소할 뿐만 아니라 이를 도입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우려하기도 한다.
그러나 최근들어 1만원대를 치솟는 연극관람료의 고액화현상이 보편화돼 가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공개 시연회제도는 학생들이나 고액의 관람료를 감당하기 어려운 계층으로부터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극단 미추의 손진책씨는 『국내연극계의 실정을 감안할 때 외국에서처럼 당장 며칠씩 시연회를 실시할 수는 없겠지만 보다 완성도가 높은 작품을 선보인다는 측면에서 다른 극단에도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그는 또 『작품일부에 수정을 가하는 경우는 있겠지만 시연회때 공연되는 작품이 그렇다고 완성도가 많이 떨어지는 수준이하의 작품으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김균미기자>
1992-03-24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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