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홀로서기/전주=김인철기자(선거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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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2-03-22 00:00
입력 1992-03-22 00:00
◎“DJ비난도 경청”… 분위기 달라져

투표일을 사흘 앞둔 전북지역 역시 특별한 선거쟁점이 없는 이번 14대총선의 분위기를 반영하듯 침잠해있다.평민당 후보들의 전원당선을 몰아왔던 13대선거때의 「황색돌풍」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지금 이곳에 야당의 바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 세는 예상외로 미약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런 가운데 여야후보들이 내걸고 있는 「전북홀로서기」구호가 비록 표로 연결될지는 불투명하나 이곳 유권자들의 마음을 유혹하고 있는 듯하다.전북이 광주나 전남의 들러리 이냐』『이제는 전국에서도 가장 낙후지역의 하나인 전북의 제몫을 찾기위한 정치를 해야할 때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이 주장은 또다른 「지역감정유발」이라는 야권후보들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20일 저녁 한 식당여주인은 선거분위기를 묻는 질문에 『광주에서 식당주인이 여당후보의 주장을 이야기한다면 아마 식당은 문을 닫아야 할것』이라며 전북은 그런 의미에서 그 지방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고 말했다.

이날전주로 오는 열차에서 자신이 전주출신이라고 밝힌 30대 회사원도 민주당공천에서 탈락한뒤 김대중총재를 공격하며 전북의 정치1번지라고 할 수 있는 전주 완산구에 출마한 무소속의 모후보를 가리키며 『그의 행동에 대한 평가는 유권자들의 표로 내려지겠지만 그러한 시도 자체가 용납됐다는 것이 「세상 많이 달라졌다」는 세간의 말을 상징적으로 대변한다』고 설명했다.

광주와 전남이 그렇듯 전북 지역의 유권자들 또한 「80년 광주의 한」으로부터 풀려나고 있었다.그리고 전북지역은 이번 선거를 통해 나름대로의 활로를 찾아야한다는 주장에 대한 시험을 예고하고 있다.

현재 도내 60여명의 후보자들은 너나할것 없이 지역개발관련 「공약」을 내걸고 자신이야 말로 지역의 균형개발과 농촌의 발전을 가져올 인물이라고 역설하고 있다.

이처럼 여야의 「홀로서기」주장과 「인물론」이 조용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으나 그 결과는 지극히 불투명하다.

많은 사람들을 접해 누구못지않은 정치평론가라고 자처하는 한 택시기사는 『후보자들마다 자기를 찍으면 지역개발을 한다고 주장하는데 말이 됩니까.「지역의 균형개발」이 「위정자들의 당연한 의무」이지 「조건부 약속」이 될 수 있습니까』라고 열을 냈다.

그의 말대로 위정자들이 마땅히 해야할 일,즉 상대적인 지역적 피해의식을 줄이는 정책을 묵묵히 수행할때 이번 「전북홀로서기」주장도 일회적인 선전구호의 이미지를 탈피,「가능성의 씨앗」을 잉태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1992-03-2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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