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군대」해체의 신호탄/CIS 통합군합의 실패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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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2-02-16 00:00
입력 1992-02-16 00:00
◎흑해함대 분할에 그루지야 가세/발트 3국까지 지분요구 가능성

독립국가연합(CIS)이 14일 민스크회담에서 구소련군재편에 관한 합의에 실패함으로써 소연방와해에 이어 마침내 3백70만의 「붉은 군대」도 독자군대로 갈라서게 됐다.

이번 회담에서 통합군창설에 반대한 3개공화국은 물론 통합군창설을 지지한 8개공화국도 우선 독자군을 창설한뒤 자발적 형태의 방위연합에 참여하자는것이어서 소련군의 분할은 불을 보듯 뻔하다.

독립국가연합 정상들은 오는 3월20일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에서 CIS 출범이래 4번째 회동을 갖고 구소군 재산분배 문제등 합의이혼(?)에 따른 본격적인 수속절차를 밟을 예정이다.그러나 흑해함대 관할권이 최대 난제가 될 이 모임이 결코 순탄할수 없을 것 같다.

또한 통합군창설원칙에 합의한 8개공화국들도 당분간 러시아의 경제력때문에 통합군 유지에 타협을 한 것에 불과해 2년간의 과도기가 지나면 「느슨한 연결고리」마저 끊고 독자노선을 걸을게 분명하다.

이번 민스크회담은 개막전부터 공화국간 불협화음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보리스 옐친 러시아연방 대통령의 보좌관인 드미트리 볼코노프장군이 지난 12일 1백50만명규모의 러시아 독자군창설계획을 밝힘으로써 회담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또한 지난해 8월 불발쿠데타이후 옐친대통령에게 큰힘이 돼온 카자흐공화국대통령 나자르바예프 역시 「갈라서기」쪽으로 태도를 굳힌 것으로 보인다.나자르바예프가 이번 「절반」합의의 틀이된 「느슨한」형태의 통합군제 유지를 절충안으로 낸 점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그간 통합군 결성에 강력히 반발해온 우크라이나등 흑해연안 3개공화국도 예상대로 끝내 태도를 굽히지 않았다.

이번 민스크 회동결과 앞으로의 관심은 이들의 갈라서기가 어떤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인가로 모아지고 있다.

우선 떨어져나가는 쪽의 움직임이 특히 주목된다.이와관련,우크라이나 한 고위인사가 지난 13일 중구3각체제 동참 태도를 표명해 관심을 끌고있다.파블리츠코 최고회의 외교위원장이 바르샤바 방문길에 우크라이나가 체코·헝가리·폴란드가 구성하고 있는 3각체제에 가담하길 원해 향후의 정세를 가늠케해두고 있다.여기에 그루지야마저 CIS 동참 태도를 표명하면서 흑해함대에 대한 권리를 제기하고 나서 파장을 확산시키고있다.비록 독립은 했지만 정치·경제·군사적으로 이들 이탈파와 결코 무관할수 없는 발트해3국도 가만히 있으리란 보장은 없다.

결국 「붉은 군대」는 회원국들간의 힘겨운 정치적 줄다리기속에 지리적·인종적 연고에 따라 각 회원국에 소속되는 독자군대로 찢어지게 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윤청석기자>
1992-02-1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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