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항공사 왜 이러나/박대출 사회2부기자(오늘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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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2-02-15 00:00
입력 1992-02-15 00:00
두 국적 항공사가 황당하기까지 한 소문의 출처를 놓고 또 한번 충돌을 빚고 있다.아시아나항공이 난데없는 매각설로 홍역을 치르더니 두 항공사 관계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는 것이다.

불필요하고 낭비적인 신경전으로 일관하는 두 항공사를 지켜보는 사람들은 안타깝다.

아시아나측에서 주장하는 매각설의 전말과 유포진상은 이렇다.

2월들어 금융·증권가에 대한항공이 아시아나를 매입할 것이란 소문이 퍼졌다.이 소문은 매각시기가 오는 4월로 결정됐다는 구체성을 띠기 시작했고 심지어는 아시아나측에서 매각대가로 1조원의 프리미엄을 요구하고 있다는 식으로 발전했다.

매입주체가 경쟁사 대한항공을 비롯,국내 굴지의 두 S그룹이라는 루머도 함께 나돌았다.

이런 소문앞에서 아시아나는 진원지가 대한항공임에 틀림없다고 확신하고 있다.지난달 아시아나항공의 고문변호사가 보잉사 본사를 방문했을때 이곳의 고위간부가 『대한항공의 고위간부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계획」이라고 말하던데 사실이냐』고 물어왔다는 것.아시아나가 제기하는 「대한항공=범인」의 증거다.

밑도 끝도 없는 소문이 번지고 소문파급의 주체가 경쟁사인 대한항공으로 믿어지고 보니 아시아나측의 불쾌감이 증폭되는 것은 당연할 수도 있다.

출범이후 3년2개월동안 적자를 기록하면서도 제자리를 잡기위해 온힘을 쏟기에 여념이 없는터라 더욱 그렇다.무엇보다 지난 90년 4백50억,지난해 3백80억원의 적자를 본데서 나타나듯이 적자폭이 점차 좁혀지고 있는 때라서 이런 소문이야말로 경영정상화를 이뤄내려는 노력에 찬물을 끼얹기 위한 의도적인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아시아나의 고위경영자가 대한항공의 고위경영자에게 전화로 항의하는 사태가 빚어졌고 대한항공 고위경영자는 『근거없는 소리』라고 일축했다.급기야 아시아나항공 임직원사이에서는 상대방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대한항공이 실제 범인인지,아니면 아시아나항공이 진위를 제대로 확인도 못한 상태에서 분통을 터뜨려 대한항공을 오히려 곤혹스럽게 하고 있는지 판단하기는 어렵다.그러나 낭비적인 「소문」전 앞에서 누구나 한심스럽다는 생각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태평양권 국가들은 태평양시대를 맞아 국제공항을 새로 만들고 취항권을 확충하는 등 뜨거운 공중전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능력을 합해 이들 나라에 맞서 나가야 할 계제에 우리 항공업계는 서로 못먹어 으르렁거리는데 힘을 다 낭비하고 있는 셈이다.

가뜩이나 열악한 국제항공시장을 뚫고 나가려면 두 항공사가 힘을 합쳐도 사실은 모자라는 판이어서 보는 사람들을 더 안타깝게 만드는 듯하다.
1992-02-15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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