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의 값진 승리(사설)
수정 1992-02-01 00:00
입력 1992-02-01 00:00
그러나 예상을 뒤엎는 선전으로 만리장성의 높은 벽을 거뜬히 뛰어넘어 바르셀로나올림픽 진출권을 따냈다.중국과의 대전에서 보여준 우리선수들의 불꽃투혼은 참으로 놀랄만 했다.경기개시 휘슬이 울리자마자 노도와 같이 돌진,불과 9분만에 3골을 따내는 가공할만한 득점력을 과시했다.
이날의 승리는 벼랑에 몰렸던 한국축구가 기사회생하는 장한 모습을 보여주었을 뿐아니라 64년 도쿄올림픽이후 28년만에 자력으로 올림픽본선에 오르는 기쁨을 안겨주었다.한국축구가 올림픽본선에 나간 것은 지금까지 3번뿐이었다.48년 런던대회,64년 도쿄대회,88년 서울대회.런던대회때는 지역예선이 없었고 서울대회에서는 개최국으로 자동진출의 행운을 안았다.한국축구가 지역예선의 관문을 거쳐 올림픽본선에 오른 것은 도쿄대회가 처음이었다.그러나 도쿄대회때는 대만이 지역예선 2차전에서 기권,어부지리로 진출권을 따냈기 때문에 그 의미는 반감된 것이었다.따라서 실질적인 자력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라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축구는 도쿄대회이후 계속 올림픽문을 노크했으나 그때마다 좌절의 쓰라림을 겪어야했다.60년대는 일본이,70년대는 말레이시아가,80년대는 오일달러를 등에 업은 중동세가 올림픽진출을 가로 막았다.30일 밤 모든 국민이 기뻐하고 환호한 것은 한국축구가 이러한 걸림돌을 모두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실질적인 자력진출의 꿈을 이룩했기 때문이다.또 이날의 승리는 후기대입시문제지 도난사건,총선을 앞둔 정치판의 공천잡음,늘어나는 무역적자 등으로 우울했던 국민의 마음을 후련하게 해주었다.23세이하의 젊은이들이 한마음으로뭉쳐 불리한 여건을 극복한 것은 우리모두가 본받아야 할 값진 교훈이 아닐수 없다.
아무리 어렵고 힘들더라도 국민 모두가 힘을 합쳐 노력한다면 안될 것이 없다는 것을 가슴깊이 명심해야 할 것같다.
이제는 승전보에 도취할때가 아니다.한국축구가 개선해야 할 점을 찾아내고 보완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한국축구는 이번 예선전에서 몇가지 문제점을 드러냈다.골결정력부족,후반의 체력열세,세트 플레이의 미숙 등이 그것이다.중국전을 제외한 나머지 4경기에서 3골밖에 못넣은 것은 반성해야 할 대목이다.이밖의 문제점도 차근 차근 고쳐나가야 한다.지역예선전을 통과했다고 해서 자만해서는 안된다.올림픽본선무대에는 더높은 장벽이 도사리고 있다.
우리젊은이들의 불꽃투혼과 값진 승리에 다시 한번 박수를 보내면서 앞으로도 계속 정진,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보다 좋은 결실을 거두어 주기 바란다.
1992-02-01 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