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의 여직원/김재희 재미·유니세프 인사부국장(굄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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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2-01-28 00:00
입력 1992-01-28 00:00
유엔사무처 안에서 여성지위향상을 부르짖기 시작한지는 벌써 10여년이 지났지만 현재 여성직원의 수효와 직위를 꼽아보면 거의 모든 유엔기관의 경우 여성지위 개선이란 듣기 좋은 구호에 그치고 있는 것이 예사다.내가 일하고 있는 유니세프는 예외로 꼽히는 극히 소수의 유엔기관중 하나다.91년 말 숫자에 따르면 약1천9백명의 전문직원중 35%인 6백60명이 여성.유엔 전체에 주어진 19 95년 목표가 35%이니 유니세프는 목표를 4년이나 앞당겨 달성한 셈이다.

80년대 초까지만 해도 유니세프도 별로 나은 입장은 아니었다.여성전문직원의 수효증가,승진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한 것은 85년 초였다.유니세프총재 그랜트박사의 임명을 받은 특별위원회의 추천으로 여성전문직원 지위향상을 위한 행동강령 내지 목표채택이 결정된 것이 그 해 4월 이사회에서였다.

그 중 숫자로 가장 손쉽게 표현할 수 있는 목표 두 가지는 여성직원의 수효가 90년 말에 33%,그리고 국장급 및 국가주재 대표직에 여성임명을 증가하라는 것.

유엔에서 국가 주재대표라면 각 정부에 파견되는 총재의 대표로서 국가로 치면 대사와 같은 직책.경영능력이 상당히 인정되지 않고서는 대표 임명이 힘들 수밖에 없다.85년 국장급 남녀비율은 10대1로 모두 꼽아야 서너명에 지나지 않았다.대표직도 역시 서너명,4%였다.

내가 시에라리온으로 대표 임명을 받은 것도 그해 85년.10명의 여성직원이 한꺼번에 승진되면서 모두 국가주재대표로 임명되었었다.이처럼 「대량」의 여성중역을 한꺼번에 출산한 것은 항상 혁명적인 조치를 과감하게 단행하기로 유명한 그랜트총재로서도 최초였다.90년말 기록은 국장급 여성직원이 14명이며 18%를 차지했다.대표직 역시 부쩍 늘어 23%를 자랑하고 있다.



그랜트총재의 다음 단계 목표는 2000년 말에 남녀비례 반반.중간목표가 94년 말까지 여성전문직원 수효를 40%로 올린다는 것.게다가 부속목표는 될수록 많은 중역직책을 여성직원으로 채우라는 것.

이런 목표달성은 기적이 아니고는 힘든 일이라고 많은 남성들이 고개를 흔들고 있다.우리 여성들의 대답은 『하면 된다』 여성도 이제는 어린 나이에 중역직에임명하자는 것이 우리의 주장.30대 40대 여성자원이 무척 풍부한 요즘의 실태이니까.
1992-01-28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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