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이와 예술가/문두훈 서울시경 단원(굄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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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2-01-23 00:00
입력 1992-01-23 00:00
교향악단의 지위자는 쉽게 말해서 교향악단의 군주(군주)이다.그는 교향악단을 훈련시키고 통치하며 자신이 원하는 작품을 만들도록 모든 지시를 한다.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보다도 교향악단을 훈련시키는 일이다.그런데 이 과정에서 군주의 역량이 조금이라도 부족하다고 교향악단의 군사들이 느끼게 되면 군사들은 도도해지고 너나 할 것 없이 군주의 머리끝에 서고자한다.어찌하였든 이러한 때에 우리는 이 군사들을 「쟁이」라고 부르는데 「쟁이」가 된 군사들은 자신들의 군주인 지휘자에게 철저히 자기 주장을 한다.
『군주여! 훈련종료 시간이 지났습니다』『군주여 그대의 지휘 방법이 옳지 못하니 방법을 바꾸어 주시오!』등등…하여간 이러한 상황이 닥치면 어떠한 교향악단이라도 훌륭한 연주를 할 수가 믿다.그런데 이렇듯 절망적인 교향악단에 유능한 군주가 나타난다면 상황은 일순간에 바뀌어 「쟁이」었던 군사들이 모두 예술가로 바뀌어 충성에 충성을 다한다.『훈련시간을 늘려서라도 우리는 이 훌륭한 예술작품을 완성해야 한다』고 외치면서 말이다.그래서 누군가는 이 세상에 나쁜 지휘자는 있어도 나쁜 교향악단은 없다고 했던가?
그러나 이러한 상황이 아닌 전혀 다른 상황에서 「쟁이」었던 단원들이 예술가로 바뀔 때가 있다.그것은 다름이 아니고 그들이 연주하고자 한 작품이 한없이 아름다울 때 「쟁이」었던 단원들이 예술가로 바뀌는 것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쟁이」의 마음으로 이 세상을 살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분들에게 이야기하고자 한다.『자! 이제 아름다운 사회,2세들에게 자신있게 물려줄 수 있는 사회를 위해 설혹 훌륭한 지위지가 없다 하더라도 훌륭한 예술가의 길을 걷지 않으시렵니까』라고.
1992-01-23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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