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이런 일이…” 분통·경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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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2-01-22 00:00
입력 1992-01-22 00:00
◎후기대 입시문제지 도난당한날 교회계 표정/예비소집에 모인 수험생 “우왕좌왕”/대학들도 “학사일정 차질” 볼멘소리

『시험문제지가 도난당해 입시일이 연기되다니…』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 벌어진 21일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누구나 할것없이 당국의 입시관리가 허술한데 대해 분통을 터뜨렸다.

수험생 예비소집일이기도 한 이날 문제지 도난 및 고사일 연기사실이 알려지자 일부 후기대학들은 수험표 배부를 중단,학부모,수험생들을 되돌려보내고 지방 수험생들을 위해 학교주변 하숙가 등지에서 안내방송을 하기도 했다.

○…이날 하오 수험생 예비소집이 있었던 덕성여대에서는 『문제지가 도난당해 시험 날짜가 연기됐다』는 학교측 통보에 『어떻게 이같은 일이 발생할 수 있느냐』 며 모두가 격앙된 표정으로 입시관리의 허술함을 개탄했다.

학교측은 이날 학교 곳곳의 게시판과 건물벽에 『당국의 결정에 의해 92년도 후기대 학력고사를 2월 10일로 연기한다』 는 내용의 공고를 붙이는 한편 수험생들에게 수험표를 나눠준뒤 다시 똑같은 내용의 안내방송을 했다.

○하숙촌에 안내방송

○…건국대에 지원한 이성민군(20·마산 경상고졸)은 『20일부터 면접날인 23일까지 학교근처 여관에서 생활하는데 숙박비·식비·교통비 등으로 30여만원이 든다』면서 『다시 방을 잡아야 하는 경제적 부담도 크지만 나머지 기간동안 공부를 해야한다는 심리적 부담이 더 크다』고 투덜투덜.

○…공식발표가 있기전인 상오10시 이미 예비소집을 마친 한양대에는 이날 하오1시쯤부터 뉴스를 통해 연기사실을 듣고 사실을 확인하려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문의전화가 빗발쳐 교무과등 학교행정 업무가 마비될 지경.

○“안이한 관리” 힐난

○…후기대입시가 연기됨에 따라 각 대학 학사일정도 많은 차질을 빚게 됐는데 성균관대의 경우 당초 2월10일로 예정되었던 학사편입고사와 신입생 신체검사를 연기키로 했으며 재학생 성적 발송및 교수 세미나등 방학기간중 통상적으로 이뤄져왔던 다른 계획들도 모두 연기.

교육부 공문에 따르면 『2월10일로 연기된 후기대 합격자발표는 15일이전에 하고 예비소집도 될 수 있으면 하지 말고 불가피한 경우 9일로 하라』고 되어 있는데 대학 관계자들은 『합격자 발표일이 너무 빨라 졸속사정이 이뤄지지 않을지 모르겠다』고 우려하기도.

또한 등록금 납부일정도 전기대 입시때와 같이 기간을 여유있게 줄 수 없는 상황.

○…부산외대·동서공대·인제대·고신대및 부산공업대등 부산시내 5개대학은 이날 하오1시 교육부로부터 입시연기 통고를 받고 하오2시에 있은 예비소집에서 지원생들에게 시험연기사실을 알린뒤 개별통지공문을 준비하느라 바쁜 모습.

○「시험장 구하기」 걱정

○…대구시내 후기대입시를 치를 대학들은 한결같이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향후 입시대책 마련에 부심.

시험장을 대구능인고 등 7개 중고교 교실을 빌려 입시를 치르기로 했던 대구대학은 시험연기발표로 중고등학교의 개학후 시험을 치르게 돼 시험장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고 대책마련에 부심.

또 대구산업대학은 도난당한 시험문제지가 공동출제가 아니기 때문에 예정대로 시험을 치르게 되나 후기시험을 모두 연기한다는 발표로 결시가 많을 것을우려.

○…이날 시험지의 도난사실이 교육부에 처음 알려진 것은 상오9시20분쯤.

서울신학대학 조종남학장이 직원들로부터 긴급연락을 받고 현장에 도착,『문제지를 보관한 전산실 책상위에 쌓아둔 4상자가 봉인이 뜯겨지고 파손됐다』고 학무과에 보고하면서 부터이다.

5분쯤이 지난 상오9시25분쯤 대학학무과는 곽모·김모행정사무관을 현장에 파견했고 이들은 상오10시45분쯤에야 이 사실을 계통을 밟아 윤교육부장관에게 공식보고했다.

윤장관은 즉시 긴급대책회의를 소집했고 여기서 입시연기를 결정,모든 사실을 구두로 정원식총리에게 보고.

교육부는 사건발생 5시간만인 낮12시40분쯤 기자간담회를 통해 처음 언론에 알리고 하오2시에는 대국민 사과문을 공식 발표.
1992-01-2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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