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슬라브학회 펴냄 「러시아연구…」(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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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2-01-20 00:00
입력 1992-01-20 00:00
오늘날 극도의 혼란상을 보이고 있는 소련은 제정러시아 때부터 오랫동안 아시아와 깊은 관계를 가지고 있었다.러시아는 유럽국가이면서 동시에 아시아국가이기 때문에 정치 경제 문화적으로 러시아와 아시아는 긴밀한 관계를 가질 수밖에 없었다.
러시아와 아시아의 이러한 상호관계는 각기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며 역사적으로 오랜 기간동안 서로에 대한 이미지를 갖게 하였다.이 이미지들은 시기에 따라서 때로는 현실과 조응되며 때로는 왜곡된 것이고 결국은 서로에게 침투하여 각자의 문화에 어떠한 종류의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번에 한국슬래브학회에서 펴낸 『러시아연구아시아와의 관계』(민음사간,5천원)는 바로 이러한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그리고 이러한 문제들은 우리의 관심을 끌수밖에 없다.우선 이 책이 그동안 가장 궁금하면서도 연구가 진행되지 않아서 알기 힘들었던 여러가지 사실들을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기 때문이다.이 책에 실린 11편의 논문들은 그 다루고 있는 범위가 대단히 넓다.정치 경제적인 주제가 있는가 하면 어학적 문학적 주제도 있으며,다소 이론적이고 역사적인 주제가 있는가 하면 정책적인 면에 응용될 수 있는 주제도 있다.
다양한 주제가 다루어지고 있지만 그것이 수렴하는곳은 결국 한군데이다.아시아에 있어서 러시아는 무엇이며 러시아에 있어서 아시아는 무엇인가 하는 말하자면 러시아와 아시아의 상호 이해를 위한것이다.어느정도는 당연한 것이지만 이 논문집에 기고한 4인의 러시아(소련)계 학자들은 아시아가 러시아에 있어서 어떠한 존재인가를 탐구하였고 일본,그리고 한국에서 참여한 학자들은 아시아에 있어서 러시아는 무엇인가 하는 문제에 더욱 초점을 맞추고 있다.그리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이 한권의 책은 러시아와 아시아가 서로간에 상호를 어떻게 이해하여 왔으며 어떠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가를 알수있게 해준다.
중요한것은 이 책이 우리 나라에서의 슬래브학의 수준을 한단계 제고한 것이고 슬래브학을 단지 전공자들만의 국한된 관심이 아니라 폭넓게 관련학자들,그리고 지식인들에게 슬래브학을 보급하게 되는 계기가 되리라는 점이다.역사나 문화에 대한 지적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게 이균영·와다하루키·유리 페트로샨·헬무트 야흐노프·김윤식·모치즈키 테쓰오등의 논문이 즐거움을 줄 수 있으리라는 사실을 나는 의심치 않는다.또 정치 경제적 상황이 급속히 변하고 있지만 모치즈키 이이치·이숭희·미나키르·알렉산드르 보론초프·정한구의 논문들은 이 논문들이 씌어진 당시의 문제점을 훌륭히 지적하고 있으며 오늘날의 변화까지 깊이있게 통찰한 부분이 적지않다.바로 이러한 점들이 이 책을 읽는 즐거움을 독자들에게 줄수 있으며 이 책이 비록 이미 2년전인 19 89년의 학술대회에 제출되었던 논문들을 대본으로 하고 있는 논문집이지만 바로 지금의 시점에서도 우리에게 읽힐수 있으며 우리의 지적 호기심과 우리의 관심의 폭을 넓히고 깊이를 더하게 할 수 있으리라는 사실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권희영 정문연교수·역사학>
1992-01-2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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