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하다.지하철전철사고는 이제 격일제사고가 되려는 것일까.17일 대입시 최악 교통대란을 만든뒤 이어 20일에도 서울지하철 1호선 종로5가역에서 운행이 중단됐다. 1시간동안 1천여명이 환불소동을 벌인 것은 25만원쯤의 환금만 하면 되는 일이나 교통혼란의 여파는 계수로 환산하기 어려운 것이다. 이번엔 까치탓이 아니라 집전기 스파크로 밝혀졌다니 사고의 양심만은 살아난 셈이다. ◆왜 갑자기 근자에 사고가 연발되나라는 질문은 사실상 묻는 것이 쑥같은 일이다.전동차만 해도 사용기간을 15년으로 본다.일본은 10년만 지나면 새차량으로 교체한다.우리는 17년째 그대로 쓰고 있는 차량만 1백26량이다.그간 84년 2량,86년 1량만이 폐차됐을 뿐이다.정비불량은 또 예산 책정의 홀대만이 아니라 인력마저 줄었다. ◆74년 개통당시 정비인력은 1량당 0.9명으로 시작됐다. 지난 연말 자료를 보면 1량당 0.38명,오히려 3분의 1로 준 것이다. 지난 2년간 발생사고중 21%는 정비불량에서 온 막을 수 있는 사고였다.행정적 요인들도 구석구석에 산재한다. 예컨대 그동안 수입해 사용하던 변류기라는 것이 있다. 그런가하면 국내산업보호법이라는게 또 있어 국산변류기로 대체하기 시작했다. 그후 지난해 발생한 차량고장의 상당부분이 결함투성이의 국산변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17년 노후 지하철에,그것도 손대지 않고 지옥철로 쓰고 있는 속에서 사고는 오히려 없는 것이 이상하다. 문제는 이 당연한 사고를 부분적인 사고로,또는 별것 아닌 사고로 설명하려는데 있다.이제 까치까지 써먹었으니까 다음 남은 것은 아마도 나비나 잠자리쯤이겠지. 할일은 사실을 사실대로 말하고 지금은 어쩔 수 없다고 하는 것이다. 전면 개수비용이 2조원쯤 있어야겠다는 언급이 있었다.그러니 2조원재원을 어떻게 마련하는가에 매달려 보아야 하는 것이다.이게 말도 안되지만 가장 바른 대답이다.
1991-12-2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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