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태평양전쟁을 잊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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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1-12-08 00:00
입력 1991-12-08 00:00
태평양전쟁 개전 50주년을 하루 앞둔 7일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말것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집회가 일본 각지에서 개최됐다.이날 히로시마 평화기념관에서는 피폭자등 1백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2·8 불전맹세 집회」가 열렸다.
집회에서 이실근 한인피폭자협회 회장(62)은 일본국회에서 심의중인 유엔평화유지 활동(PKO)협력법안에 대해 『히틀러는 전쟁을 시작할 때는 언제든지 정의의 전쟁이라고 되풀이 강조했었다』면서 『PKO가 평화적 공헌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미야자와총리의 말과 다른점이 무엇이냐』고 역설했다.
피폭자 대표 야다니(시곡축웅)씨(58·히로시마현 사에키군)는 『강제연행된 수만명의 한인들이 히로시마의 원폭으로 사망했다.일본의 침략이 없었다면 그들은 희생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12월8일을 잊지 말자고 호소했다.또 시부야(섭곡)의 야마테교회에서는 도이(토정)전 사회당위원장과 한국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 회원등 3백여명의 여성들이 참석한 가운데 「자위대파병·PKO법안을 허용하지 않는 여인들의 집회」가 열려 『해외 파병 추진은 군사력으로 국제적인 발언권을 강화하려는 전전의 발상』이라며 정부와 집권 자민당의 PKO법 성립 움직임을 강력히 규탄했다.<도쿄=이창순특파원>
1991-12-0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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