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조심의 계절(사설)
수정 1991-12-05 00:00
입력 1991-12-05 00:00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무슨 사건이고 간에 터지고 나서 보면 그럴만한 까닭이 있었음이 드러난다.이번 화재도 그렇다.미로속의 복합건물은 화재가 날 경우 대형화를 예견케 하는 것이었다.소방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아서 보험회사가 보험가입을 받아주지 않을 정도였으니 믿는 것은 설마 뿐이었다.화마는 그 설마를 덮친 것이다.
옛날의 화재는 불 그것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되었다.그러나 전기 사용량의 증가에 따라 지금은 전기에 의한 화재의 비율이 으뜸자리를 차지한다.작년의 경우 전기가 원인이 된 화재가 전체 화재에서 37.2%를 차지하여 2위 담뱃불에 의한 화재(14.1%)를 훨씬 앞지르고 있음이 그를 말해준다.그리고 전기에 의한 화재의 63.9%는 합선에 의한 것으로알려졌다.이번 화재의 원인은 아직 분명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경찰은 합선이거나 전열기기 과열인 것으로 일단 보고 있다.그동안 마음대로 뜯어고친 전기 배선이 화마를 불러들였다고도 하겠다.전기화재에 대한 인식을 새로이 해야 할 것은 가정의 경우라 하여 다를 것이 없다.
이번 화재에서 한번 더 부각된 것이 좁은 소방도로와 막혀 버린 소방도로이다.상가의 경우 상품들이 소방도로를 메우고 있고 주택가의 경우 자가용 자동차들이 막고 섰다.이것은 화재가 났을 때 커다란 장애요인이 된다.이번 화재의 경우도 긴급출동한 소방차의 길을 막은 것은 지방에서 상품구입을 위해 올라온 차량등 자동차였다.그로 해서 진화작업이 늦추어지고 그 사이 불길은 더 거세게 번져났던 것이라고 할수 있다.
화재 뒤끝처럼 허망한 것도 없다.잠깐사이에 재화가 잿더미로 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그렇건만,대도시 서울임으로 해서 그런 화재가 하루 평균 13건 정도씩 발생한다.지난해의 경우 5천93건이 일어났고 사망자 89명에 부상자 3백79명을 낸바 있다.올해도 지난 10월말까지 4천6백86건의 화재가 발생하여 1백24명의 사망자와 3백3명의 부상자를 내고 있다.참으로 아까운 재산 손실이며 인명 손상이라고 할 것이다.
천재는 피하기가 어렵다.그러나 화재는 그런 천재가 아니다.그러기에 평소에 조심하고 배려만 게을리 않는다면 피할 수가 있다.화재에의한 재난을 입는 것은 그래서 인재라 할 수 있다.사람의 불찰과 태만과 오만이 불러들이는 재앙이기 때문이다.해마다 11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의 추운 동안에 화재는 많이 일어난다.화재를 당하고 나서 발구르며 후회할 것이 아니라 미리미리 점검하여 예방하는데 최선을 다하여야 할 것이다.
1991-12-05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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