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무회담 불발 우려한 미의 도박/점령지협상 압력의 저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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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1-11-28 00:00
입력 1991-11-28 00:00
◎불참 표명한 강경 시리아에 “미끼”/이스라엘 거부 확실… 오히려 악수될지도

미국이 이스라엘에 대해 시리아와 골란고원 반환협상을 벌일 것을 촉구하고 나선것은 2차 중동평화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인다.4일로 예정된 2차회담에 이스라엘은 조건부로나마 참석의 뜻을 비췄지만 아랍국들중 가장 강경한 입장을 보여온 시리아가 아무 반응조차 보이지 않아 회담의 성사여부가 불투명해진데 따른 초조감이 미국으로 하여금 이같은 방법을 들고 나오게 했다고 볼 수 있다.베이커 미국무장관을 8차례나 중동지역에 파견하는등 중동평화회담 성사에 의욕을 보였던 미국으로선 회담이 이뤄지지조차 않는다면 세계의 지도자로서 자국의 체면이 크게 손상될 것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이같은 미국의 제의에 대해 시리아가 「일부 의문점」을 붙이긴 했지만 2차회담에 참여할 뜻을 통보함으로써 미국의 의도는 일단 성공을 거두었다고 할 수 있다.그러나 안보유지를 위해선 골란고원을 이스라엘의 영토로 확보하는게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는이스라엘이 이같은 압력을 그대로 수용하지 않을게 너무도 뻔하기 때문에 골란고원의 반환협상이 잘 이뤄질 것이라고는 보기 어렵다.

오히려 이스라엘의 강한 반발만을 불러 그동안 유지돼온 미국과 이스라엘간의 관계만 크게 악화시킬 우려가 큰 것으로 일부 분석가들은 지적하고 있다.미국외교정책연구소의 애덤 가펑클은 『미국이 이같은 태도를 취하는 것이나 이스라엘이 이를 받아들이는데는 한계가 있다.이스라엘은 너무나 민감하기 때문에 한번 잘못 건드리면 그 한계를 지나칠 수 있다』며 미국의 제의가 안고 있는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그러면 이같은 상황을 미국은 전혀 예측하지 못했을 것인가.절대 그렇지 않을 것이다.미국도 이스라엘이 크게 반발할 것이란 점은 충분히 예상했을 것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이같은 제의를 들고 나온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시리아의 구미에 맞는 미끼를 던져 2차회담의 성사를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었다면 이스라엘이 반발함으로써 생길지 모를 피해가 너무 크다고 할 수 있다.



중동평화회담이 성공하기 위해선 이스라엘의 점령지 문제의 해결,즉 이스라엘 점령지의 아랍에의 반환이 필수적이다.이스라엘의 극적인 태도변화가 없다면 이는 불가능한 일이다.물론 미국이 이스라엘에 대해 경제원조 제공등 이용할수 있는 몇가지 압력수단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같은 압력수단을 통해 이스라엘의 영토반환을 이끌어낸다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미국의 계산속에 어떤 기상천외의 묘안이 숨어 있는지는 모르지만 골란고원 반환협상을 이스라엘에 강요한 것은 미국의 조바심에서 비롯된 악수로 끝나지 않을까 우려된다.<유세진기자>
1991-11-2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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