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없는 야의 원내대책/김경홍 정치부기자(오늘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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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1-11-27 00:00
입력 1991-11-27 00:00
얼마남지 않은 국회회기중 여야가 처리해야할 사안은 신년도예산안을 비롯,추곡수매동의안·선거관계법·일반법안등 산적해있는 상태이다.

그런데도 이중 한가지도 여야간 진지한 토론을 거쳐 순조롭게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야당은 이들 쟁점사안 처리를 위해 수차례의 원내대책회의·의원총회·상임위간사단회의를 거듭했지만 효율적인 원내대책을 마련하기 보다는 「강행처리저지조」 「의안상정봉쇄조」등을 편성하여 여당에 대응하겠다는 구태의연한 발상에만 묶여있다.

민주당은 당초 「예산안과 쟁점법안처리를 연계시키지 않겠다」고 거듭 당론을 확인했었다.그러나 예결위가 삐걱거리면서 여타 상임위가 공전돼 사실상 연계나 다름없는 효과를 낳았다.또 예결위가 정상화되니까 예산심의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니 쟁점법안 처리는 예산안통과 이후로 미루어야한다고 주장했다.민주당소속의원 전부가 예산안심의에 나서고 있지 않은데도 예산안 때문에 다른 상위활동은 미루어야 한다는 논리는 설득력이 없다.

이런 와중에서 국회문공위는 25일 야당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종합유선방송법안」을 여당단독으로 처리했다.

이에 발끈한 김정길민주당총무는 『민자당이 날치기 처리했으니 향후 의사일정에 합의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가 다시 여야총무회담을 가진 뒤 『종합유선방송법안은 아직 법사위와 본회의통과절차가 남았으니까 그때가서 반대하겠다』고 누그러진 태도를 보였다.그러나 26일 상오 민주당 원내대책회의가 끝난 뒤 김총무는 『어제 총무간의 합의는 무효다』『종합유선방송법안은 문공위에서 재처리해야 한다』고 돌변했다.게다가 향후 원내대책은 27일 당무회의 소속의원합동회의에서 논의하겠다고 발뺌해 버렸다.민자당이 법안을 단독처리한 것은 여야간 토론절차를 생략했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그러나 「강행저지조」까지 편성했던 민주당이 정작 회의가 시작됐는데도 한사람도 나타나지 않음으로써 결국 일방처리되도록 방조해놓고 뒷소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또 공당의 원내총무가 원내대책을 놓고 이랬다 저랬다 하는 것은 이제까지의 민주당에 원칙이 없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차제에 민주당은 예산안은 예산안대로,쟁점법안은 쟁점법안대로 각 분야별로 진지하게 토론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이 모든 것을 뭉뚱그려 혼란의 와중으로 함께 밀어넣는 것은 생산적인 국회활동보다는 「정치공세」에 치중하고 있다는 국민들의 지적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1991-11-2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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