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인 국정 감사(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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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1-09-16 00:00
입력 1991-09-16 00:00
국민의 관심속에 국회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16일부터 오는10월5일까지 20일간 전국 2백90개 기관을 대상으로 벌일 이번 국정감사는 매우 시끄러운 소리가 날것으로 예상된다.내년 총선을 앞두고 의원들의 한건주의가 판칠 가능성이 높은데다가 야당통합으로 힘을 과시할 필요가 있는 민주당이 각종 폭로성 공세등 강성전략을 만만치않게 펼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정감사는 「정치성」보다는 치밀함과 전문성이 요구되는 의정행위라 할수 있기에 이같은 역작용은 최대한 줄여나가야 된다는 점을 지적한다.국정감사의 본뜻이 예산과 법안의 시행상 착오를 가려내고 이를 바탕으로 새해 예산과 법안심의를 통해 이를 시정내지 개선하려는 것이다.

그렇다면 감사에 임하는 의원들은 국감본래의 기능에 충실해야겠다는 마음가짐속에 미리미리 소관상위의 해당분야에 대해 보다 깊숙히 알려고 노력하고 공부하는 자세를 가져야한다.

아울러 국민의 대표자로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하겠다는 다짐을 다시한번 하고나서 감사에 임해야 할것이다.

그렇지 않으면감사는 요식행위에 불과할 뿐만아니라 수많은 정치적 부작용과 혼란을 가져올수 있다.기관장에 대한 치기어린 호통과 모욕적 질책을 능사로 삼는다거나 업자들 틈에 끼여 로비스트 노릇을 하여 잡음을 일으키는 일은 이제 성숙한 국민의 의식이 용인하지 않을 것이다.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한 사안을 인기위주로 터뜨려 제3자에게 불의의 피해를 주는 행위,총선을 앞두고 선거구내의 문제해결에 국감을 이용하려는 얄팍한 행동등도 국민의 비판을 면치 못할것이다.

아울러 자료요구도 이제 상식선으로 돌아와야 한다.수감기관에 따라서는 의원들의 요구가 너무 많아 몇트럭분의 자료를 만들었다고 한다.물론 정밀한 감사를 하려면 보다많은 자료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잘못됐다는 것은 아니다.그러나 예년의 경우에도 수많은 요구자료들을 과연 얼마나 활용했는지 뒤돌아보아야 할것이다.지나치게 방대한 자료작성으로 행정부의 일손이 묶인 결과 국민들이 피해를 당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할리는 없으리라 믿는다.



국정감사를 통해 비정이 있으면 제대로 밝혀내고 국민의 부담을 줄이는데 초점이 맞춰진다면 국민들은 박수를 보낼것이다.그러려면 여야나 정부를 막론하고 순기능의 국감이 될수있도록 매일 매일 평가를 해서 개선하는 노력을 다해주기 바란다.그렇지 않고 이것이 정치적 공방의 형태로 치우친다면 국가나 국민을 위하는 것이 아니다.정치인 스스로를 위한것일 뿐이다.

예를 들어 정부가 고심끝에 내놓은 새해 예산안을 심의하면서 무조건 「팽창예산」운운하며 칼로 무 자르듯 「얼마를 삭감하라」고 정치적 공세나 흥정을 할것이 아니라 국감을 통해 미리 예산의 효율적 운용여부를 파악하고 낭비요인을 살펴 합리적인 삭감대안을 제시하는 모습이 되어야 한다.수감기관의 솔직한 준비태도와 국회의원의 합리적 감사가 이루어지기를 당부한다.
1991-09-16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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