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하오7시.서울 남산에 40분간 무지개가 떴다는게 화제가 되고 있다.무지개도 화제가 돼? 그러나 화제가 될만 하다.실은 무지개가 사라지고 있다.기상청 자료를 뒤지면 지난 80년대 10년간 서울의 무지개는 11번밖에 뜨지 않았다.이것도 84년까지 7번을 빼고 나면 그후로는 거의 없었던 것과 같다.85·87년에는 전혀 없었다.그리고 지난해에도 한번도 없었다.◆무지개는 자연현상중 가장 황홀하고 정서적이다.어린이들에게는 꿈을 키우고 어른들에게는 추억을 키운다.아마도 색이름은 무지개에서 배우게 될 것이다.누구나 빨·주·노·초·파·남·보는 구구법보다 먼저 외운다.그래서 세계 어느곳이든 무지개는 전설과 속담을 만들어 낸다.우리의 이야기 「선녀와 나무꾼」도 무지개가 모티브다.선녀가 목욕하러 내려 오는 때는 저녁.해질녘 동쪽에 무지개가 생기는 화창한 날을 말하고 있다.◆그러나 무지개라는 자연색도 언젠가는 변하게 될지 모른다.피나투보 화산재가 오스트레일리아로 날아가서 낮밤의 길이를 바꾸고 있다는 외신이 있다.밤이 짧아지고 석양의시간이 길어 지는 것이다.이 석양이 너무나 찬란하다는게 또 하나의 화제이다.환상적인 적색의 하늘이 나타난다.하지만 이는 화산재의 대기가 햇빛에서 붉은 색만을 통과시켜 주기 때문이다.황홀함속에는 비꼬이고 있는 자연의 순이가 들어 있다.경이로움이 아니라 어딘가 잘못가고 있는 방황의 색이다.◆물리적으로 무지개가 사라지는 것을 아직은 분명히 설명하기 어렵다.자연조건만 맞으면 무지개는 생기는 것이기 때문이다.그러나 도처에서 줄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환경오염에 무관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거의 없다.점점 더 유관하다고 믿고 있다.햇빛을 등지고 서서 입안에 머금은 물을 내뿜으면 무지개를 만들어 낼 수 있다.이제 무지개의 정서도 혼자서 자그맣게 배워야 할 때에 온 것 같다.
1991-08-0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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