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정상이 모색하는 새질서(사설)
수정 1991-07-15 00:00
입력 1991-07-15 00:00
선진국정상회담이 처음 열린 것은 75년이었다.1차 석유쇼크후의 세계경제재건이 주된 관심사였다.소련의 아프가니스탄침공후 80년 정상회담에선 소련의 팽창정책에 대한 서방의 결속이 확인되는 등 정치적 성격이 강화되기도 했다.한마디로 서방의 경제·정치적 「작전본부」같은 것이었다.17회가 되는 이번 회담으로 그 성격과 역할에 큰 변화가 예상되는 것이 비상한 주목거리다.
회의종료후이긴 하지만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이 합세한다는 점에서 「세계의 중역회의」같은 성격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하는 시각도 없지 않지만 그것이 그렇게 용이하지는 않을 것이란 것이 많은 사람들의 관측이다.소련이라는 공동의 적이 사라지고 이데올로기가 무의미해 졌으며 민족주의 내지는 국가이익우선이 새로운 국제적 가치관으로 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참가국 결속의 해이가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국익의 상충이 회담의 공동화를 초래할지도 모른다는 경고의 소리도 들린다.
이번 정상회담의 가장 중요한 의제는 역시 대소경제지원문제다.그러나 이 문제를 놓고도 소개혁의 실패는 새로운 위협요인이며 따라서 지원을 해야한다는 원칙엔 합의하고 있으나 구체적으로는 미묘한 입장차이를 노출하고 있다.금년에도 3천2백억달러의 재정적자가 예상되는 미국은 대규모 경제원조가 어렵다는 입장이고 북방도서반환문제가 걸려있는 일본도 소극적인 자세인데 반해 같은 대륙에 있으며 고르바초프개혁의 성패에 가장 직접적이고 중대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독·불은 대단히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르바초프의 획기적인 소련개혁계획이 제시된다 하더라도 「소련의 개혁노력에 호응한다」는 상징적 지원선언 이상의 합의가 나올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
대소지원문제 외에도 우루과이라운드(UR)의 추진,걸프전후의 중동재건수요와 세계적인 자금부족,개도국의 채무삭감및 중동의 새질서구축 등 범세계적 관심의 중요의제는 많다.무기수출문제도 중요한 외제의 하나이지만 이와도 관련이 있는 북한의 핵사찰문제도 제기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북한이 이 문제에 신경질적인 반대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미일이 정식의제로 제기할 것이 분명하며 우리는 이것이 북한으로 하여금 핵문제에 대해 딴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할 또 하나의 당연하고도 중요한 국제적 압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싶다.
아무튼 우리는 이번 정상회담이 분열과 갈등이 아닌 자제와 협력의 새로운 국제협력체제를 재구축하는 역사적인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소련과 동구를 하나의 울타리로 받아들인 명실상부한 「세계의 중역회의」의 면모를 갖추고 그 역할을 다하게 되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1991-07-15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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