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제 도입” 찬반논쟁 가열/경제 5단체 제기로 쟁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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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1-06-27 00:00
입력 1991-06-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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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곡된 임금체계 바로잡는데 긴요”/재계/“인상률 낮추려는 고도의 술책” 반발/노동계

국내기업에도 연봉제 도입이 현안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이후 일각에서 논의돼 온 연봉제를 25일 경제5단체장이 공식제기하면서 도입타당성에 대한 찬반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시간급 개념을 띤 연봉제란 현행 임금결정방식과 달리 프로야구선수와 같이 각 근로자의 능력에 따라 1년 단위로 총임금 지급액을 결정,지급하는 방식을 일컫고 있으나 아직 국내에선 이렇다 할 개념정립이 안 된 상태이다.

현재 국내에는 KDI 등 전문연구기관과 일부 재벌의 전문직 및 판매직 종사자를 대상으로 이미 시행되고 있다.

재계는 한마디로 현행 임금체계가 각종 수당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종류도 지나치게 많아 이를 단순화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당국의 한자리 수 임금인상 억제시책과 달리 두자리 수 이상을 나타내고 있는 실질임금인상으로 왜곡된 임금체계를 바로잡고 높은 임금인상률을 제도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그러나 재계는 연봉제 도입이 이뤄진다 해도 이는 각 기업별,직종별 특이한 국내임금체계를 고려해 해당업체가 알아서 도입여부를 결정할 일이지 이를 강제로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즉 이미 시행되고 있듯이 전문 및 사무직의 경우는 능력에 따른 연봉제 도입이 가능하나 생산직의 경우는 그렇지 못하다.

한국노총 등 노동계가 재계의 추진움직임에 즉각적인 반발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생산직근로자의 경우 개인별 성과측정이 어려운 데다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의 경우 근로자수가 워낙 많아 일일이 그 결정기준 선정 등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또 현행 임금체계에 아무런 불만을 나타내지 않은 재계가 이를 불쑥 들고 나온 것은 임금인상을 낮추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나아가 연봉제는 사용자와 정부가 노조를 와해,근로자를 사용자에 종속시키려는 발상이라며 현행 근로기준법과 노사관행에 비춰볼 때 그 적용이 곤란하다고 비판한다.

연봉제는 현재 경총 산하 노동경제연구원이 지난 2월부터 국내 40개 대기업을 대상으로 기초조사를 하고 있다.

현단계로선 이에 대한 개념조차 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도입여부를 놓고 왈가왈부하는 것조차 이른 느낌이다.

재계는 그러나 오는 10월까지 연봉제를 포함한 임금체계와 승진·승급실태에 대한 종합적인 개선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그러면서도 재계는 미·일의 사례로 볼 때 전년도의 총임금지급액을 총근로시간으로 나눠 시간당 임금을 잡은 뒤 이를 기준으로 노사 양측이 두자리 수 정도의 임금인상률을 놓고 총임금인상액을 결정하는 방식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도입시기 역시 기업 및 직종별 특성에 따라 빠르면 내년 이후 시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나 정착에는 10년 가량이 걸린다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다.

한편 노사 양측은 당국이 추진키로 한 토요일 격주휴무제에 대한 임금지급기준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평상시 토요일 근무시간에 지급하는 통상임금을 사용자측이 주장하는 반면 근로자측은 8시간 일하는 토요일의 4시간을 엄연히 현행법상 시간 외 수당으로 간주,통상임금의 1.5배를 지급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최근의 잇단 고율임금인상에서비롯된 이같은 노사 양측의 임금인상 결정방식이 어떤 식으로 풀려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박선화 기자>
1991-06-2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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