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태평양 화산대 심상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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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1-06-14 00:00
입력 1991-06-14 00:00
◎폭우·지진·화산폭발… 아주에 잇단 천재/전문가들은 “우연한 일… 연관성 없다”

지난 한달 사이 태풍과 폭우,잇따른 화산폭발과 지진,살인적인 폭염 등 아시아 곳곳에서 자연재해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방글라데시에서 최소한 10만명 이상의 인명을 앗아간 태풍피해가 발생한 것을 시작으로 인도와 파키스탄 등 남아시아지역과 필리핀·미얀마 등 동남아지역,중국과 일본 등 동북아지역에 이르기까지 아시아 전지역에 걸쳐 각종 자연재해가 잇따라 발생,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최근 북경지방에 1백년 만의 최대폭우가 내려 황하와 양자강이 홍수경계수위까지 물이 차올랐는가 하면 파키스탄에선 섭씨 50도를 넘는 폭염이 지속돼 많은 사람들이 더위를 먹고 사망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또 오랫동안 휴면상태에 있던 일본의 운젠다케(운선악)화산과 필리핀의 피나투보화산,인도 캉그라 인근의 한 휴화산이 몇백 년 동안의 휴면을 깨고 폭발했으며 미얀마와 홋카이도 등지에선 이에 따른 화산성 지진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최근10여 일의 간격을 두고 일본과 필리핀,인도 등 3개국에 걸쳐 그 동안 활동을 멈췄던 휴화산들이 일제히 활동을 재개,대폭발을 일으키고 화산폭발에 따른 화산성 지진도 발생해 환태평양 화산대가 다시 왕성한 활동을 시작한 게 아니냐는 추측과 함께 일부에선 아시아 각국에서 일어나는 기상재해간에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마저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많은 화산전문가들은 『시기적으로 세 나라의 화산폭발이 거의 같은 시기에 일어나긴 했지만 이는 극히 우연한 일일뿐 세 화산의 폭발 사이에 어떤 연관이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는 하나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면서 환태평양 화산대의 활발한 활동시작에 대한 우려를 일축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잇따른 화산폭발을 보는 해당 지역주민들의 마음은 불안하기만 하다. 특히 38명의 희생자를 낸 일본 운젠다케화산의 대폭발을 지켜본 일본국민들 사이에는 벌써부터 후지산의 폭발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등 필요 이상의 긴장감이 조성되고 있다.

이 같은 긴장감 조성에는일본의 언론들도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어,지난 며칠 사이 많은 일본언론들이 후지산의 폭발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기사들을 특집으로 다루고 있다.



연이은 화산폭발 사이에 어떤 연관이 있는지의 여부를 과학적으로 밝혀내는 것은 아무래도 화산전문가들의 몫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들 화산전문가들이 지적하는 대로 환태평양화산대의 새로운 활동을 보여주는 증거가 드러나지 않는 한 이에 대한 우려는 일부 호사가들의 쓸데 없는 걱정에 불과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설령 최근 아시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기상재해들간에 아무런 연관이 없는 게 사실이라 하더라도 이를 그냥 무심히 보아 넘길 수만은 없는 것 같다. 즉 심오한 자연의 원리에 대들어 환경을 파괴한 인간의 경솔하고 이기적인 행동에 대한 자연의 경고가 아닌가 하는 걱정이 일고 있다.<유세진 기자>
1991-06-1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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