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고르비 초청」싸고 신경전/새달 15일 개막앞두고 설전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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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1-06-02 00:00
입력 1991-06-02 00:00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서방 7개 선진공업국(G7)정상회담 참석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오는 7월15일부터 17일까지 런던에서 열리는 G7정상회담 참석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 그는 런던회담에서 소련의 경제개혁에 관해 설명하고 서방의 경제적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다. 그러나 선진 7개 공업국가들은 고르바초프를 런던회담에 초청할 것인가에 대해 미묘한 견해차를 보이고 있다.
프랑스와 독일은 고르바초프 초청을 강력히 지지하고 있다.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과 콜 독일 총리는 지난 27일 정상회담에서 『서방 선진공업국가들은 소련의 시장경제 개혁을 어떻게 도울 것인가를 논의하기 위해 고르바초프 대통령을 G7회담에 초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탈리아도 초청을 지지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본과 캐나다가 현재까지 고르바초프의 초청을 반대하고 있으며 미국과 영국은 유보적 자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영국 등이 고르바초프의 초청을 주저하고 있는 것은 소련 개혁정책의 불확실성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국 등 G7국 국가들은 일단 고르바초프를 런던회담에 초청하면 소련에 대한 경제지원을 약속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그러나 서방국가들은 자유시장경제체제를 도입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소련에 대한 경제지원은 밑빠진 독에 물붓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해왔다.
미국 등 서방국가들은 대중적 지지가 약화되고 있는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국민들의 고통이 따르는 경제개혁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소련은 국민들의 저항으로 비효율적인 생산공장의 폐쇄 및 통화긴축정책을 철회한 바 있으며 5% 판매세제도도 폐지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소련의 개혁정책에 대한 이같은 회의적인 시각을 불식시키고 경제개혁계획을 설명하기 위해 자신의 측근인 예브게니 프리마코프 안전보장회의 위원 등 2명의 특사를 워싱턴에 파견했다.
소련최고회의는 최근 여행과 이민의 자유화법안을 통과시켜 미국의 최혜국 대우를 받지 못했던 주요 장애요인의 하나를 제거했고 지난달 29일에는 외국인의 1백% 출자 및 과실송금을 허용하는 외국인투자 자유화법안을 1차 통과시켜 경제개혁의지를 과시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이와 함께 7명의 소련 경제학자를 미국으로 보내 하버드대 전문가들과 공동으로 소련의 경제개혁안을 수립토록 하기도 했다. 소련경제팀을 이끌고 있는 사람은 급진시장경제개혁안 이른바 「5백일 계획」의 창안자 중의 하나인 39세의 젊은 경제학자 그리고리 야블린스키이다.
소련의 이같은 다각적인 노력은 어느 정도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부시 미 대통령은 31일 프리마코프 특사로부터 소련의 경제개혁계획에 관한 설명을 듣고 소련이 서방측에 요구하고 있는 경제지원에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의 이같은 평가는 미국이 소련경제개혁의 진지성을 인정하는 최초의 시사로 미국이 고르바초프의 G7정상회담 참석을 지지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프리마코프 특사도 미국이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런던회담 참석을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만약 미국이 고르바초프의 참석을 지지한다면 영국이나 일본도 같은 입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이같은 조심스런 태도변화로 고르바초프의 G7정상회담 참석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설사 고르바초프가 초청을 받지 못한다 하더라도 이번 런던회담은 소련경제개혁에 대한 경제지원이 주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소련은 앞으로 5년 동안 2천5백억달러의 원조를 공개적으로 요청하고 있어 서방국가들에게는 소련의 경제개혁이 희망사항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큰 부담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이창순 기자>
1991-06-0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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