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비핵지대화” 장기 포석/미의 「이」아랍 군축추진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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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1-05-17 00:00
입력 1991-05-17 00:00
미국은 중동지역에 대한 군비통제 계획을 성안중이다.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14일 『미국은 중동 군비조약에 관해 우방들과 협의중』이라고 밝히고 『이 지역에서 무기를 통제하자는 구상이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이 계획의 구체적인 내용에 관해선 확인을 거부했다.
뉴욕 타임스지는 이날 중동 무기통제계획의 핵심은 이스라엘에 대한 핵무기 원료생산 규제와 아랍국가들의 화학무기 폐기라고 보도하고 이 계획은 또 모든 중동국가에 대해 사정거리 90마일(1백45㎞) 이상의 탄도미사일의 포기를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계획은 장기적으로 중동에서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살상 무기를 제거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핵무기 포기는 중동에 항구적 평화가 정착되기 이전엔 사실상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아랍에 대한 전쟁억지력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핵무기 포기 요구에 반대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13일미국은 보복 등 어떠한 이유로든 화학무기를 절대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란 내용의 주요 정책전환을 발표했다. 부시는 또 화학무기조약이 체결되는 대로 미국은 보유중인 모든 독가스를 폐기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지금까지 미국은 보복공격의 수단으로 화학무기의 사용권리를 주장해왔다. 미국은 또 화학무기 생산능력을 가진 모든 국가가 독가스의 생산과 소유를 금지하는 조약가입에 동의할 때까지 현보유량의 2% 비축을 계획했었다.
미국의 이같은 정책전환은 1년내 완결을 추진중인 화학무기금지조약회담의 주요장애를 제거하는 동시에 중동에서 화학무기·핵무기·탄도미사일 등을 제거하기 위한 새로운 제안의 토대를 마련하려는 것이라고 부시 행정부 관리들은 말했다.
중동 군비통제 제안은 역내 안정 증진에 덧붙여 걸프전 종전 이후 추진되고 있는 중동 평화정착 노력을 뒷받침하려는 것이다.
아랍국가들은 이스라엘이 핵무기를 갖고 있는 한 화학무기를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해왔다. 이 지역국가들의 핵무기 원료생산을 중단시키려는 미국의 계획은 아랍국가들의 이러한 입장에 부응하려는 측면이 없지 않다
이스라엘은 디모나에 국제감시를 받지 않는 군사용 원자로를 갖고 있으며 중동 유일의 핵무기보유국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계획은 이러한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핵무기 개발을 추진중인 아랍국가들에 대한 통제도 포함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지가 미 관리들의 말을 인용,보도한 이 계획의 주요골자는.
▲아랍국가들은 다른 국가들과 더불어 향후 10년 간에 걸쳐 비축 화학무기의 폐기를 규정한 조약가입에 동의한다.
▲이스라엘은 중동 비핵지대화 선언을 향한 제1단계로서 핵무기 물질의 생산을 중단하고 디모나 소재 군사용 원자로에 대한 안전장치에 동의한다.
▲사정거리 90마일 이상의 탄도미사일은 금지된다. 그러나 이러한 유형의 미사일에 대해 전면금지를 원치 않을 경우 다소 완화된 제한을 통해 신형 탄도미사일의 실험과 배치를 금지한다.
부시 행정부 관계자들은 중동평화회의가 개최될 경우 군비통제 문제를 다루기 위해 소위원회가 구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의 구상은 어떤 종류의 군비통제가 수용가능한 것이냐에 관한 의견교환의 토대로 이용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이스라엘과 아랍국가간의 평화회담을 주선중인 제임스 베이커 미 국무장관의 노력은 난관에 봉착해 있다. 이 평화회담이 열리지 못한다면 중동의 군비통제 전망도 불투명하다. 또한 부시 행정부가 이 구상을 얼마나 강도있게 밀어붙일지도 확실치 않다.<워싱턴=김호준 특파원>
1991-05-1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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