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분야 개혁으로 난국수습”/노총리 TV토론서 어떤 얘기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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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1-05-11 00:00
입력 1991-05-11 00:00
노재봉 국무총리는 10일 밤 KBSTV 특집프로그램에 출연,중견언론인들과 약 90분간의 대담을 통해 현시국에 대한 정부측의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노 총리와 언론인들간의 대담 요지.
명지대 강경대군 치사사건 이후 젊은이들의 계속적인 분신으로 노 총리 내각의 강경통치에 대한 국민의 원성이 높다. 사퇴의향은 없는가.
▲물러나고 안 나가고는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고 임명권자의 뜻에 달린 것이다. 그러나 6공의 체제가 기본적으로 잘못돼 있다고 하면 대통령이 물러나라고 하기 전에 내가 물러나겠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면 나는 모든 역량을 다해 질서를 바로 잡는 데 진력할 생각이다.
○질서잡는 데 진력
그렇다면 20만명이 거리로 뛰쳐나오는 오늘의 시점에서 정확한 시국인식을 바탕으로 총리의 수습책이 제시돼야 하지 않는가.
▲아무리 의사표시의 자유가 있다 해도 남을 상하게 해서는 안 되고 아무리 질서유지를 한다 해도 사람을 죽일 정도로 막아서는 안 된다. 평화적 의사표시와 평화적 질서유지가 중요하다.
민주주의는 갈등을 질서의 일부로 삼고 있다. 문제는 강군사건 부분과 정치 부분이 혼합된 것인데 이를 분명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
수습책은 모든 분야에서의 개혁으로 제시될 수 있다. 특히 교육·경제문제를 비롯,권위주의 체제에서 민주체제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정부가 해야 할 부분이 너무 많기 때문에 이를 게을리 할 수가 없다. 그 개혁의 목표도 완성이 아니고 우선 출발에 두고 있는 것이다.
노 총리가 들어선 후 의원외유사건·수서사건·강군사건 등으로 시끄러운데 그 자체만으로도 책임져야 하지 않겠는가.
▲내각사퇴가 시국수습이라는 주장에 관해서는 행정적 차원과 정치적 차원을 분리할 필요가 있다. 정치적 차원에서는 모르겠으나 행정적 차원에서는 물러날 계기가 아니다.
시끄러우니까 물러나라는데 앞으로도 민주화과정에서 시끄러운 일이 많으리라 생각한다. 몇몇은 내가 터뜨린 사건도 있는데 개혁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
현시국을 공안통치라 보는 시각과 총리의 공공안녕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현대는 단순한 국민,단순한 사회가 아니라 엄청나게 다양한 사회다. 다 똑같은 질서를 포용한 것이 아니고 다양한 개체끼리 관계를 갖고 사회질서를 유지해 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다양성 가운데 질서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 정부의 기능이라고 생각한다.
자기가 생각하는 것이 안 된다 해서 전체를 매도해서는 안 된다.
○밀어붙이기 안 돼
지금 정부는 옛날식으로 밀어붙이겠다고 생각하지도 않으며 그렇게 하지도 않는다. 앞으로 가능한 한 조화를 맞춰 나가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총리를 대권경쟁과 연계시켜 야권지도부에서 6공이 잘못한 정치에 대해 대통령의 대타로 삼아 공격하고 있다는 시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나 같은 사람이 정치적 경쟁상대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은 오랜 정치경륜을 쌓은 그분들이 더 잘 알 것이다.
소리 안나고 매끈하게 가능한 것만 추진하는 방향으로 자세를 전환해야 하지 않겠는가.
▲사람들의 이해가 천갈래 만갈래로 갈라져 있기 때문에 그들을다 충족시키는 공직수행은 할 수가 없다. 가능한한 체제내에서 지금은 일을 벌이는 것보다 마무리해 가려 한다. 현재의 민주화체제하에서는 돌격하는 식으로는 할수도 없고 또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노 대통령 집권 후반기의 권력누수현상을 방지하겠다는 6공의 의지가 강성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그 대표적 인물로 총리가 지목되고 있다. 이를 불식시키기 위한 복안은.
▲총리가 강성이라는 의미가 권위주의적 또는 전제적이라는 의미가 아니라는 데 우선 다행으로 생각한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국가가 국민에게 해야 될 일은 한시도 중단될 수 없기 때문에 정부는 무한책임을 갖고 있어 그 일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지 통치권의 누수를 막기 위해 하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무한책임
국민이 6공에 대해 누적돼온 불만은 「부익부 빈익빈」과 인사의 편중으로 크게 요약할 수 있다. 그에 대한 견해는.
▲정부는 대기업의 토지매각권유,주력업체 선정 등 부의 편중을 고치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인사문제는 정부에서 어떤 지역기준을 갖고 하는것은 결코 아니다.
과거 권위주의시대에 봉사하던 그 조직 그 인물을 갖고는 개혁이 어렵다고 생각하는데.
▲체제가 변했다 해서 완전히 새로운 아마추어로 조직을 구성할 수는 없기 때문에 그 인사들을 갖고 새 상황과 새 역할을 부단히 인식시키며 국민에게 서비스하는 자세로 변환시켜야 한다.
지금 계속되고 있는 분신문제와 관련,그 방조세력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분신 배후 없기를
▲내 생각으로는 뒤의 배후세력이 없었으면 한다. 분신을 미화하는 분위기도 없어야 한다. 단 어떤 경우라도 젊은이들의 분신은 어른들의 문제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어른들 세계가 정말 생각을 달리해야 한다.
앞으로의 수습방안을 요약해 달라.
○역사가 평가할 것
▲정부가 현재 잘하고 있다고는 생각지 않으며 정부도 체질변화과정에 있다. 정부운영은 중대한 사업이기 때문에 어느 문제도 소홀히 할 수 없다. 당장 인기가 없다 하더라도 후에 역사가 잘했다고 평가할 일은 반드시 해야 할 것이다.<나윤도 기자>
1991-05-1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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