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범죄 처벌법의 방향(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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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1-04-05 00:00
입력 1991-04-05 00:00
낙동강폐놀오염사태의 마무리는 일단 빨리 지나가려는 것인 것 같다. 정부는 당정회의에서 「환경범죄 처벌에 관한 특별조치법안」을 임시국회에 곧 제출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으나 한편으로는 1개월간 조업정지명령을 내렸던 두산전자에 대해 이를 반으로 줄여 곧 정업해제를 해줄 모양이다. 1개월이라는 벌량이 법에 의해서였기보다 사회적 경고의 상징성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라고 본다면 전자업계에 타격이 온다는 식의 부연설명은 별로 타당성을 갖지 않는다. 오늘날 환경오염 문제란 본질적으로 산업구조 그 자체의 재선택과제까지 전제하여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생명의 문제이다. 따라서 1∼2주일 1개 전자업계의 생산량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근본적으로 높낮이가 다른 항목이다.

여하간 우리는 이번 계기에 환경범죄처벌법 하나나마 분명히 얻어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 역시 현재 알려진 대로는 「과실과 중과실을 저지르는 환경사범」에 대해 형량을 높이는 것이 주된 내용으로 되어 있다. 물론 형량은 최고 사형까지 논의는 되고있다. 하지만 환경범죄법도 모든 법과 같이 규정된 형량 같은 것에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어떻게 해석하고 이 법에 의해 현상을 어떻게 개선해갈 수 있느냐에 더 유념을 할 의무가 있다.

이렇게 본다면 환경형법의 입법기술에 관한 논의부터 좀더 본격적으로 공개토론을 하는 게 옳다. 미국의 경우는 「엄격책임」의 법정신으로 형사적 제재를 하고 있다. 행위자에게 범의가 없었다 하더라도 공공정책상 처벌되는 범죄가 곧 엄격책임의 범죄로서 「무과실책임」까지 묻고자 하는 원칙이다. 독일은 1980년 형법 개정에서 이미 심각한 「환경파괴와 파괴의 위협에 대해 포괄적인 형사제재를 통하여 이전보다 더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것」을 목표로 하여 「보다 이른 단계의 범죄성립을 인정」하는 법체계를 만들었다.

따라서 수질오염과 같은 경우 형법상 그 형량은 5년 이하에 불과하지만 범죄성립의 단계가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 있고,또 이것도 영향을 받게 될 대상국민이 다수일 때 10년형으로 증가시킬 수도 있는 규정을 갖고 있다. 그리고 대기오염이나 소음들과 같은 추상적 위험에 대해서도 처벌을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우리의 환경관계 법조문들은 지금 겨우 무허가배출시설행위 또는 비정상조업행위 등 사업자활동 중심의 관점과 이 관점에서의 규제조항들로 되어 있다. 그리고 여전히 이 관점에서 오염행위자의 마지막 결과에 대한 가중처벌 정도를 염두에 두는 입법이 될 가능성도 갖고 있다.



우리는 이보다 더 본격적으로 환경범죄법이 만들어져야 할 때라고 믿는다. 무엇보다 실제로 오염규제가 가능한 법조문이 필요하고 이것이 오염의 중간단계들에서 실효를 얻을 수 있게 하는 범죄성립요건들의 세분화가 전제가 돼야 한다.

그리고 환경범죄의 주체가 누구냐를 따지는 일도 쉽지는 않다. 이미 대부분의 유럽국가들은 부서담당자 및 그 대리인뿐만 아니라 기업주에게 직접 형사책임을 묻고 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우리의 오늘날 환경오염 문제는 기업의 발전보다 훨씬 넓고 높은 자리에 있는 생명의 인권으로서의 현안인 것이다.
1991-04-05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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