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의 「경제적 남진정책」 가시화/소­중,아주 3개항로개설의 저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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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1-03-28 00:00
입력 1991-03-28 00:00
◎「팍스 아메리카나」 대응,양국 신속 밀착/서울∼북경 첫 연결… 한·중수교 촉진할듯

지난 26일 북경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진 소련 중국 두나라의 새 항공협정은 우리나라의 북방정책과 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개혁) 추진에 따른 경제적 남진정책과 관련,중요한 의미를 지닌 것으로 풀이된다.

이 협정에 따를 경우 한국과 중국의 수도가 연결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며 앞으로의 한·중 직항노선 개설과 양국 수교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현재 북한을 의식해서 서울올림픽 및 북경아시안게임 기간동안 허용했던 서울∼상해의 전세기운행마저 취소한 상태이지만 앞으로는 이번 항공협정을 새로운 근거로 내세워 한·중간 항공로 개설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게 될것같다.

즉 모스크바∼북경∼서울노선이 개설됨에 따라 지금까지 북경∼서울노선을 열수 없게 했던 굴레에서 자연스럽게 벗어날 수 있게 됐으며 북한도 더이상 이에 반대할 명분을 잃게 됐다는 얘기다.

또 현재 운항중인 서울∼모스크바 노선과 함께 이번에 북경을 거치는 새 노선의 개설은 중장기적으로 소련의 동부지역과 중국·한반도 등을 포함하는 동북아 경제권 형성과 이들 지역의 상호경제협력에도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한편 이번 협정에서 모스크바∼북경∼홍콩의 노선을 열기로 한 사실은 소의 경제개방·개혁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지적할 수 있다.

소의 입장에서 볼때 서구쪽은 유럽공동체(EC) 통합과 소자체의 산업기술 낙후성 등으로 진출이 용이하지 않으므로 비교적 경제협력과 자본도입이 쉬운 동남아에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측은 지금까지 방콕·싱가포르·호치민시·콸라롬프로 등과 점진적으로 항공로를 연결하는 정책을 취해 왔고 이번에 홍콩과의 노선개설 계획을 확정함으로써 아시아·태평양지역 진출의도를 분명히 한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물론 홍콩은 아직 영국의 식민지이고 오는 97년 7월 이후에야 중국에 반환되기 때문에 소 국영 아에로플로트항공이 홍콩에 취항하려면 영국의 지시를 받은 홍콩정청의 허가가 있어야 한다.

또 이번 소·중의 항공협정 발효시기가 확실히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홍콩취항의 경우 이미 영국 측의 내락을 받아 97년 이전의 멀지않은 시기에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예측은 지난해 10월 소 연방정부의 대외경제협력국장인 아나토리로스코가 홍콩을 방문한 사실에 근거를 둘 수 있을 것같다.

그는 당시 홍콩주재 외국기자들에게 소의 경제개혁정책을 설명하면서 홍콩의 금융자본 도입을 희망한다는 의사를 밝혔으며 방문기간중 홍콩정청의 주요 당국자들과 여러차례 비공개 모임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소·중 항공협정에 대한 홍콩정청의 공식 반응은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관광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홍콩으로서도 모스크바∼북경∼홍콩노선 개설은 이점이 많은 호재이기 때문에 마다할 이유가 없을 것같다.

어쨌든 소 국영항공사의 홍콩취항계획은 모스크바측의 아·태지역 진출의욕을 보다 뚜렷이 가시화한 것이며 이번 항공협정에서 읽을 수 있는 또다른 의미는 사회주의 양대국가인 소·중이 보다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협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는 점인 것같다.

걸프전쟁에서 보여준 미국의 국제질서 재편주도 가능성에 대해 소·중 두나라가 내면적으로 공동위기의식을 갖고 군사·경제·외교 등 모든 면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인다는 것이다.<홍콩=우홍제특파원>
1991-03-2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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