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눈치등록」… 벌써 “당선사례”까지
수정 1991-03-14 00:00
입력 1991-03-14 00:00
기초의회의원 후보등록 마감날인 13일 전국 각 지역 선거관리위원회의 접수창구는 크게 붐빌 것이라는 당초의 예상과는 달리 등록률이 매우 낮은 가운데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등록업무를 마쳤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서는 후보 또는 정당 관계자들이 막바지까지 등록여부를 미루다 무투표당선이 확실해지는 것을 보고서야 등록을 하는 등으로 비정상적인 눈치작전이 벌어졌다.
이처럼 등록률이 낮아 무투표로 당선될 후보들이 많아지자 일부 후보자들 가운데는 의외의 기쁨에 감격,벌써부터 당선인사에 나서는 경우도 많았다.
또 상당수 지역에서는 과열경쟁을 우려하거나 이웃 또는 친척들과 함께 출마해 마찰을 빚는 일을 피하기 위해 입후보자들이 스스로 사퇴서를 제출,이날까지 전국에서 31명이나 사퇴했다.
이날 하오6시35분부터 후보자들의 기호추첨이 실시된 종로구청 대강당에는 등록마감까지의 한산했던 모습과는 달리 후보자와 선거운동원 등 2백여명이 강당을 꽈 메워 「정치 1번지」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이날 추첨에는 세종로동에서 출마한 6명의 후보가 일찌감치 나와 강당 맨앞에 앉아 기다리면서 사진기자들에게 악수하는 모습을 연출하는 등 포즈를 취해주다 추첨이 끝나자마자 『시간이 없다』면서 황급히 강당을 빠져나가기도 했다.
중구 태평로1가동의 김모씨(40) 등 8명은 이날 하오4시쯤 선관위 사무실에 나와 등록상황을 지켜보다 후보가 1명씩 등록한 태평로1가동,소공동,충무로4·5가동 등에 마감직전에서야 등록을 해 대학입시때와 같은 「막판눈치작전」을 벌였다.
하오3시쯤 서울 동대문구 장안1동에 등록한 나광현씨(53·요직업)는 무투표당선이 확실시되자 『20여년동안 살아와 누구보다도 이 지역 사정에 밝다』면서 『지역주민을 위해 이 한몸 바칠 생각』이라며 벌써부터 지방의회 의원이 된듯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부산시 중구 동광동에서 입후보한 김세봉씨(54·부동산중개업)는 등록한지 하루만인 13일 하오 자진사퇴했다.
1991-03-1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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