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종합개발」의 의미·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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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1-03-13 00:00
입력 1991-03-13 00:00
국토개발연구원이 마련한 제3차 국토종합개발계획시안은 21세기로 진입하는 국내외 여건변화에 발맞추기 위한 국토개발의 청사진이다.
지방자치제의 본격적인 실시에 따라 지방을 집중육성,국토를 균형적으로 발전시켜야하고 국제화·개방화와 함께 남북통일에 대비한 기반조성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고속성장속에 빚어진 지역·계층간 격차의 심화,도로·항만 등 기간시설의 심각한 부족현상을 해소시켜야할 상황에 놓여있다.
소득의 향상에 따른 복지와 여가환경에 대한 욕구도 높아지고 있다.
이번 시안은 이에따라 ▲지방분산형 국토골격 형성 ▲생산적·자원절약적 국토이용체계 ▲국민복지향상과 환경보전 ▲남북통일에 대비한 국토기반조성을 4대 기본목표로 설정했다.
이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수도권의 성장을 억제하는 반면 지방도시와 농어촌을 집중육성하고 그동안 소외돼왔던 중서(충청)·서남(호남)부를 적극적으로 개발하는 한편 통합적인 고속교류망의 구축 등이 실천전략으로 세워졌다.
또 국민생활 환경부문의 투자확대 및 제도확립과 국토계획의 집행력 강화,통일을 향한 남북교류 지역의 개발관리도 추진전략에 포함됐다.
이를위한 정책수단중 핵심적인 것은 중서·서남부지역 육성을 위해 새로운 산업지대를 조성하고 질적인 면에 있어서도 산업의 첨단화를 꾀하며 도로망을 대폭 확충하는 한편 고속전철과 주택 5백38만가구의 건설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
시안대로 내년이후 10년간 국토개발이 추진되면 우리나라는 전국이 고르게 개발되는 선진복지국가가 될 전망이다.
수도권에는 더이상의 인구증가·산업시설의 증설이 없는 대신 부산·대구·광주·전주 등 8개 지방권은 첨단산업시설과 함께 대규모 휴양·위락시설이 들어서는 쾌적한 환경이 되기 때문이다.
이같은 청사진이 당초 구상대로 제대로 우리앞에 나타날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견해가 적지않다.
우선 과거 20년간 수립돼 추진된 1차(72∼81년) 2차(82∼91년) 국토종합개발계획이 집행과정에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기 때문이다.
1차계획은 척박한 여건에서 경제성장에 집중하다보니 수도권 집중 등 부작용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그러나 2차계획에는 이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수도권 집중억제가 주요골격을 이루었으나 계획기간이 마무리되는 올해까지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로 미루어 볼때 지방의 거점도시를 중심으로한 지방·농어촌의 집중개발계획이 어느정도 이행될지는 미지수이다.
또 지방집중개발계획도 2차계획당시 처음에는 전국 16개 정주권을 중심으로 국토를 균형 개발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마련한 뒤 시행중간에서 다시 이를 권역별 개발로 바꾸는 등 계획자체가 갈팡질팡했었기 때문에 같은 전철을 밟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시각도 없지 않다.
국토개발연구원도 이번 시안에서 1·2차 계획기간중 나타난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역불균형개발과 이로인한 인구집중현상을 들고 있다.
전국인구증가중 수도권이 차지하는 비율이 지난 60년대에는 57%,70년대 73.8%,80년대에는 85.3%로 급속히 증가하고 있으며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유입되는 인구도 지난 70년이래 연평균 36만명에 이르고 있다.
이같은 기형적인 인구증가는 전체 제조업체수의 73.1%,서비스업체수의 49.4%가 수도권에 몰려있는 등 취업기회·교육·문화 등 모든 분야의 수도권에 집중된 데 따른 것이다.
이로 인해 수도권에는 ▲주택난 심화 ▲땅값 폭등 ▲교통난 심화 ▲생활비용 상승 ▲환경오염 심화 ▲범죄증가 등 각종 사회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국토개발연구원은 분석했다.
이번 시안은 수도권집중을 억제하기 위해 1·2차 계획은 규제일변도 방향에서 벗어나 낙후된 지방도시를 집중육성,국민이 스스로 지방에서 살고 싶어하는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의욕적인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 계획의 성공적 집행을 하는데 넘어야할 난제가 적지 않다.
우선 이 계획의 주요부문에서만 2백62조원(85년 불변가격)이라는 천문학적 투자가 필요하다.
주택부문에 1백62조원,교통부문에 46조원,수자원 및 상하수도 부문에 35조원,공업입지조성에 17조원 등이 각각 소요된다는 계산이다.
시안은재원마련을 위해 지방채의 활성화,민자도입,새로운 세원의 발굴을 통한 지방재정의 강화방안을 제시하고 있으나 과연 필요한 재원을 제대로 조달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과거의 경험으로 비추어 볼때 실현가능성이 희박하다.
시한은 또 첨단산업의 경우 특성상 대도시에 인접해야 한다고 제시하고 있으나 최근 서울지역의 대학증원 요구같은 수도권 억제정책에 상반되는 요구가 나올 수 있는 등 전략간에 모순되는 대목이 없지않다.
불확실성이 높지만 통일을 향한 청사진이 제대로 제시되지 못한 점도 아쉬운 점이라는 지적도 있다.<채수인기자>
1991-03-1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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