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야간공습”… 공포의 바그다드/전화속의 이라크
수정 1991-02-07 00:00
입력 1991-02-07 00:00
공습경보가 울리기 시작하면 4살난 마흐무드는 공포에 떤다. 손을 벌려 아버지의 목을 꼭 겨안은 채 『아빠 무서워요』라며 매달린다.
그럴 때마다 공무원인 그의 아버지는 마흐무드의 머리를 토닥거리며 안심시키고는 『신의 우리를 보호하고 있으니 모든 게 잘 될 거야』라고 말해준다.
지난달 17일 다국적군의 대공습으로 전쟁이 시작된 이래 이라크 전역의 공습대피소나 가정에서 거의 매일같이 이러한 장면들을 볼 수 있다.
미국이 이끄는 연합군 공군기들은 그때부터 4만2천회 이상의 출격을 감행하여 이라크의 모든 하부구조를 파괴하고 이라크 국민들의 생활을 점차 참상속에 빠뜨리고 있다.
바그다드의 한 기자는 『이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고통스러운 일이다. 나는 내 어린 두 아들이 한달전에 비해 2살은 더 먹은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고 말했다.
이라크에서는 연합군의 폭격으로 얼마나 많은 사상자가 발행했는지 최신 수치를 알 수가없다. 바그다드 시내는 물론,전국에 전화선이 불통되고 있어 자료 수집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5일 이라크언론은 타리크 아지즈 이라크 외무장관이 케야르 유엔사무총장에게 보내는 서한을 공개했다. 이 서한에는 지난달 21일부터 30일 사이에 연합군의 공중폭격으로 민간인 1백8명이 숨지고 2백50명이 부상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부수적인 피해(민간인의 희생을 완곡하게 표현하는 군사용어)」의 정도와는 상관없이 폭격음은 많은 어린이들에게 깊은 상처를 주고 있다.
『우리 아이들은 잠을 잘 이루지 못한다. 잠이 들더라도 악몽을 꾸다가 깨어나 울기가 일쑤』라고 바그다드 남부의 힐라에 사는 하산 카밀씨가 말했다. 바그다드시의 어떤 부모는 그의 딸이 공습이 끝난 후에도 몇시간 동안이나 손가락으로 귀를 틀어 막고 있다고 말했다.
이라크에 대한 첫번째 폭격이 있은 후 적어도 수도 바그다드에서 만큼은 공습이 일상적인 일이 돼 버렸다. 첫번째 공습은 보통 자정쯤 시작돼 새벽3시쯤 두번째 공습이,그리고 동틀무렵 세번째 공습이이어진다.
많은 바그다드 시민들은 전쟁이 발발한 이래 매일밤을 공습대피소에서 보내고 있다. 일부 대피소는 폭격이나 대공포화의 발사로 인한 진동을 느낄 수 없을만큼 땅속 깊이 있다.
그러나 대피소들은 만원인데다 연료부족으로 난방도 안되고 화장실에는 물이 부족해 변기의 물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공습이 가해지는 동안 집에 머무는 가족들은 보통 그들이 집에서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구석진 자리에서 몸을 웅크린 채 밤을 보낸다.
바그다드의 겨울밤은 길다. 해가 하오6시30분쯤 지고나면 전기공급이 되지않기 때문에 밤을 칠흑같다.
길거리에는 움직이는 것이라고는 없다. 철저한 침묵이 있을 뿐이다. 사이렌이 다시 울릴 때까지.<바그다드 로이터연합>
1991-02-0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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