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출발하는 교육방송(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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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0-12-27 00:00
입력 1990-12-27 00:00
오늘부터 달라진 교육방송이 새출발한다. 기왕의 KBS­3TV와 교육 FM,그리고 KBS 제2라디오였던 AM라디오 하나까지 합쳐 매우 규모가 확장된 독립방송국으로 재출범을 하게 되었다. 규모로만 본다면 어디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방송매체가 「교육」에 할애될 수 있게 되었음을 우선 반갑게 생각한다.

교육개발원이 학교방송을 맡고 KBS가 사회교육부문을 맡아 제작이 이원화하고 제작과 송출도 또한 이분되어 혼선을 빚곤하던 지난날에 비하면 제작이 일원화하여 체계있게 운영될 수 있게 된 새 교육방송은 그 위상이 안정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거대해진 교육방송이 송두리째 제도교육 휘하에 귀속되게 된 운영형태에 대해서는 우려의 소리가 적지 않다. 그러나 제작을 맡은 교육개발원이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기능을 발휘하면 그런 우려는 극복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한다.

다만 구조개편의 차원에서 이리저리 형식적인 이관만 했을 뿐 예산이나 시설규모에 있어서는 조금도 실질적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아 아직은 을씨년스럽고 미비한 점이 많은 상태로 어설프게 재출발하는 현상은 적지 않게 걱정스럽다.

공간적으로 협소한 것은 물론,방송국 건물이 모두 변두리지역으로 나가 있어서 연사동원이나 자료활용 등 실무에서도 「좋은 방송」 만들기에 어려움이 많을 것 같아 여간 걱정스럽지 않다. 예산규모도 아직은 빈곤하고 거듭된 방황 끝에 서둘러 조직된 체제와 구조에도 불안한 요인이 적지 않은 듯해 보인다. 출발과 함께 많은 노력과 시행착오의 극복을 위한 지혜가 따라 주어야 겉으로만 비대해진 교육방송의 점진적인 내실이 기대될 수 있을 것이다.

교육방송의 기능은 학교교육을 지원하고 성인을 위한 평생교육,시민을 위한 사회교육,미진학자를 위한 연장교육 등을 맡는 데 있다. 어떤 경우라도 교육적으로 품질이 우수한 프로그램이 아니라면 의미가 없는 것이 교육방송이다. 문교부라고 하는 관의 관리에 대해 회의를 품는 사람들이 많은 것은 관료적 경직성이 품질의 고급화에 한계가 될 것을 우려한 때문일 것이다. 비전문가에 의해 전문가가 통제를 받는 우와 부실함이 나타나지 않도록 갖가지 보완과 장치가 따르지 않으면 안 된다.

잠정적으로는 불가피한 일이라 할지라도 교육방송이 「TV과외」를,그것도 출제주체인 문교부의 관할을 받으며 운영한다는 것은 모순되고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려운 일이다. 점차 개편되어야 하리라고 생각한다.

방송통신을 수단으로 하는 「방송통신」고등학교와 대학과정의 강의나 직업·기술·독학자를 위한 교육기능은 교육방송이 책임을 다해야 할 주기능이다. 또한 발전하고 변모하는 시대에 따른 성인을 위한 재교육,교육욕구를 가진 시민의 평생교육,폭주하는 정보화사회를 위한 새로운 정보교육 등 교육방송 본연의 기능들이 너무나 많이 있다. 이런 기능에 충분할 수 있는 교육방송이 되어야 한다.

이토록 중요한 기능을 지녔으면서도 상업주의적 기능을 지닌 방송매체에 가려 기술인력으로나 방송인력의 참여도에서 많은 취약점을 지닌 것이 교육방송의 현실이기도 하다. 책임을 분담하고 있는 주체들이 각별한 결의로 이 모든 어려움을 발전적으로 극복하여나가도록 당부한다.
1990-12-2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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